월세보다 늘어난 이자 비용, 고금리·고물가 이중고에 서민 한숨 늘어난다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가 부담한 이자 비용이 월세 지출을 9년 만에 넘어섰다. 월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가구당 주거비 지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고금리 여파로 이자비용이 더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사과 값이 전년대비 88% 치솟는 등 고물가 기조도 여전해 서민들의 한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일 통계청이 운영하는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당 월 평균 이자비용은 13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2년 9만 8700원 보다 3만 1300원(31.7%) 늘어난 수치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9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비용이 급증하면서 가구가 지출한 월세 등 실제 주거비인 11만 1300원을 9년 만에 추월했다. 여기에는 변동금리로 인해 2% 남짓 금리가 뛴 차주가 크게 증가한 것도 기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14년까지 가구 이자비용은 실제 주거비보다 많았지만 2015년 부동산 시장 과열이 시작되면서 주거비 지출이 이자 비용을 추월하기 시작했는데 9년 만에 재역전 된 것이다.

주거비 지출 역시 지난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고금리 장기화 기조로 급증한 이자비용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해석이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하가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는 점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현지시간 3일 기준 금리를 낮추는게 아직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긴

축을 예고하는 매파적인 발언은 아니었지만 지난해부터 기대를 모았던 금리 인하에 신중론이 제기된 셈이다.

우리나라는 오는 12일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직전 3.50%였던 금리 동결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상상인증권은 4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이지만 소수의견으로 금리인하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은 당분간 현재 진행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