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프라 실거주 편의에 영향 끼쳐
증원 규모 가장 큰 충청권 부동산 주목 받아

힐스테이트 두정역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힐스테이트 두정역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장기화하는 의료파업과 의대 정원 증가 여파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이미 ‘의세권’, ‘병세권’ 등 대형병원 등의 의료시설 인프라를 잘 갖춘 지역 아파트를 뜻하는 용어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의료 인프라는 주택 시세에도 일부 반영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희궁자이와 경희궁롯데캐슬 아파트는 각각 5호선, 3호선 역세권단지지만 경희궁자이는 강북삼성병원과 서울적십자병원이 가까운 ‘의세권’인데 반해 경희궁롯데캐슬은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 위치한다.

이들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최근 실거래가는 경희궁자이가 20억원(지난 1월 거래), 경희궁롯데캐슬 15억원(12월 거래)으로 5억원 가량 차이를 보였다.

강원 춘천시 후평동에 위치한 춘천후평우미린뉴시티는 강원대학교병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등을 이용하기 좋은 아파트로 최근 전용면적 84㎡가 5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2021년 입주 이후 기록한 가장 비싼 가격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고금리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이 같은 최고가 거래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의료 인프라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의료계에서 발생한 파업이 장기화하자, 상대적으로 좋은 의료 인프라를 갖춘 곳들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한편 19년째 묶여 있던 전국 의대 정원 확대가 추진되면서 각 광역시도의 의대 정원추가 배정 여부에도 관심을 모아지고 있다.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지역별 배정 현황에 따르면 충청권이 충남(137명), 충북(211명), 대전(201명)을 합해 총 7개 의대에 549명이 늘어 가장 많은 증원이 이뤄지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에서는 지역인재전형이 시행 중으로 해당 지방 정원 60%를 해당 지역에서 고등학교 3년 과정을 이수한 학생으로 뽑을 예정이다. 이에 충청권이 의대 증원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며,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부모와 자녀의 충청권 유학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현상이 침체기를 겪는 지방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시대적인 상황 역시 의료 인프라의 가치를 높여줄 전망이다.

천안 두정동에서는 단국대 의대와 가까운 ‘힐스테이트 두정역’이 공급되고 있다. 단지는 서북구 두정동 37-1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9층, 11개동, 전용면적 84㎡~170㎡, 총 99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와 약 2km 반경에 위치한 단국대 의대는 최근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서 80명(예정)이 배정됐으며, 이에 따라 인근 주거단지들에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단지 바로 앞에 희망초등학교가 위치해 초등학생 자녀들이 등하교 시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고, 북일고(자사고), 북일여고 등 명문학군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등 우수한 교육환경을 자랑한다. 이 밖에도 두정동·신부동 학원가와도 인접해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대전광역시 서구 도마·변동 1구역 재개발 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가장더퍼스트’도 의세권 단지다. 을지대병원, 충남대병원, 건양대병원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8층, 15개 동, 전용 59~84㎡, 총 177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1339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경남 김해시 구산동에서는 롯데건설이 ‘김해 구산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4월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2층~최고 지상 29층 6개동 구성에, 전용 84㎡, 총 71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종합병원인 강일병원이 도보권에, 조은금강병원이 차량 약 7분거리에 있는 의세권 입지를 갖추고 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