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장비기업의 대표주자, 이달 코스닥 시장 노크…시가총액 4000억원 예상
=40년 이상 업력 기반으로 국내 배터리3사와 해외 기업에 장비 공급

제일엠엔에스 생산설비 / 사진=제일엠엔에스
제일엠엔에스 생산설비 / 사진=제일엠엔에스
제일엠엔에스 사옥 / 사진=제일엠엔에스
제일엠엔에스 사옥 / 사진=제일엠엔에스
4월부터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줄줄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첫 번째 주자는 2차전지 믹싱 장비 전문 기업 제일엠앤에스다. 상장 후 기업가치가 4000억원에 달하는 중대형 기업이다. 올 들어 전기차 수요 둔화로 2차전지 관련주가 부진한 가운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럽 최대 배터리사도 러브콜

제일엠앤에스는 1986년 설립된 믹싱 장비 전문 제조업체다. 창업자인 이효원 대표이사가 1981년 서울 성수동에서 설립한 제일기공이 모태다. 이후 40년 이상 믹싱 장비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왔다.

지금은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 강자로 꼽히지만 설립 초기엔 식품과 제약 전문 장비를 주력으로 했다. 그러다 2000년대 초 배터리 믹싱 장비 사업에 뛰어들었다. 2차전지 생산 소재를 일정 비율로 섞는 기기다. 이후 방산·화학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제일엠앤에스는 오랜 업력을 쌓으며 독보적인 믹싱 기술을 개발했다. 여러 가지 소재에 들어맞는 회전날(블레이드) 형상과 모션 등 차별화된 연구개발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고점도 믹싱이 가능한 블레이드를 개발했다. 이 블레이드는 기계로 소재를 섞었을 때 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점도 단위인 1200만cPs 수준까지 믹싱이 가능하다. 타사 대비 성능이 10배 이상 우수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일엠앤에스는 탁월한 믹싱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 최초 이차전지 믹싱 장비 국산화와 상용화에 성공했다. 방산용 믹싱 장비를 개발한 국내 유일한 업체이기도 하다.

종합 엔지니어링 솔루션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고객사별 배터리 스펙에 따른 맞춤형 커스터마이징과 최초 공정 설계부터 제품 설치까지 올인원 턴키 솔루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3033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유럽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도 고객사로 확보했다. 2016년 설립된 노스볼트는 테슬라 출신인 페테르 칼손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웨덴 배터리 스타트업이다. 제일엠앤에스는 이 회사에 믹싱 장비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한 회사다.

제일엠앤에스는 노스볼트의 1·2라인을 모두 수주하며 해외 2차전지 믹싱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노스볼트는 현재 독일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2026년을 목표로 배터리 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 올해 매출 3000억 돌파 예상

2차전지 제조사들이 공격적으로 시설 투자를 확대하면서 제일엠앤에스의 수주잔고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155% 증가한 3033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주잔고 성장세는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1.4% 성장한 1432억으로 집계됐다. 제일엠앤에스는 올해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44% 늘어난 348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4% 증가한 326억원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순이익도 흑자로 전환해 올해 247억원의 순익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도 확보한 수주가 순차적으로 인식되고 추가 수주가 이어지면서 향후 실적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엠앤에스는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장기 성장 토대를 확보한 업체”라며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유럽의 노스볼트 등으로 경쟁사 대비 고객 다변화가 잘 이뤄졌으며 고객사의 폭발적인 증설로 인해 업체의 수주잔고가 대폭 증가하고 있어 매출 성장 가시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내 경쟁사와 비교해 사업 분야가 다양하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혔다. 2차전지 사업에 치우치지 않고 제약, 화학, 방산 등 이종 섹터에도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어 사업 다각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국내 고객사의 해외 증설이 활발히 이뤄진다는 점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됐다. 제일엠앤에스는 그동안 고객사 중 삼성SDI 비중이 높았으나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고객군이 다양해지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SDI 향으로는 헝가리 추가 투자, 미 인디애나 공장 투자에 따른 수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백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 투자도 기대되고 있어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시가총액 4000억원 넘을까
믹싱 장비로 유럽 최대 베터리제조사 뚫은 제일엠앤에스[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제일엠앤에스는 코스닥 상장으로 시가총액 3712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공모가 산정을 위해 PER(주가수익비율) 배수 계산 방식을 활용했다. 다만 현재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공모가 산정을 위해 올해 추정 실적을 비교기업의 평균 PER과 곱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비교기업은 피엔티, 윤성에프앤씨, 이노메트리, 엔시스 등 4개 사를 정했다. 특수 목적용 기계와 전기장비 제조업체를 1차 모집단으로 선정한 뒤 2차전지 관련 사업 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곳으로 2차 모집단을 추렸다. 이 중 지난해 순이익을 낸 기업과 50배 이상의 비경상적 멀티플을 보이는 곳은 제외했다. 이들의 평균 PER는 25.85배다.

주관사는 매출 실현 가능성과 수주현황 등을 고려해 추정 당기순이익에 25%의 연 할인율을 적용한 후 비교기업의 평균 PER을 반영해 주당 평가가액을 2만4776원으로 산정했다. 여기에 39.46~27.35%를 할인해 희망공모가를 1만5000~1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093억~3712억원이다. 총공모금액은 360억~432억원이다.

제일엠앤에스는 이번 공모에서 구주매출 없이 240만 주를 전량 신주로만 공모한다. 기관투자가에는 168만~180만 주, 일반청약자에게는 60만~72만 주가 배정됐다. 4월 12일까지 5일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8~19일 이틀간 일반 청약을 받는다. 이달 중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KB증권이 맡았다.

회사 측은 이번에 확보한 공모자금은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 안정성 강화와 증가하는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고온, 고밀도에 최적화된 믹싱 장비뿐만 아니라 차세대 배터리 셀 소재에 최적화된 공정과 믹싱 장비 연구를 기반으로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 확보와 함께 더 높은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이영진 제일엠앤에스 대표이사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2차전지 믹싱 장비 시장 내 경쟁 우위를 점하고 더 높은 성장을 위한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