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 vs 의사협회, “한의사가 의사 대체” “해볼테면 해봐라” 정면 충돌
4일 대한한의사협회장으로 신임 윤성찬 회장이 취임한 가운데 한의사협회와 의사협회가 정면 충돌했다.

윤성찬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무거운 마음으로 협회장이 되고자 결심했고 이렇게 당선돼 취임식을 하는 오늘까지도 그 마음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다”고 말하고 “현재 한의계는 물론 보건의료계는 위기의 상황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방 중심의 보건의료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윤 회장은 “양방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꾸기 위해 양방공중보건의사들이 병원으로 파견을 나가게 되면서 이들이 기존에 근무했던 지방의 의료소외지역 역시 의료공백의 위기에 처했으나 한의사를 활용한다면 그 공백을 충분히 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의사들이 일차의료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최근 양의사단체가 국민들을 겁박하며 의원급의 주40시간 진료를 천명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거나 2015년 발생했던 양의사단체의 노인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보이콧과 같은 어처구니 없는 사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양의사들에게 일침을 놓았다.

이에 대해 임현택 제 42대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이 즉각 대응하면서 갈등이 일파만파 퍼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의사협회 vs 의사협회, “한의사가 의사 대체” “해볼테면 해봐라” 정면 충돌
임 당선인은 5일 자신의 SNS 채널을 통해 ‘제42대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 명의로 된 공문을 공개했다. 수신은 한의사협회장이고 제목은 ‘대한한의사협회 신임 회장 취임식 보도 관련 협조 요청의 건’이다.

“귀 협회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라고 운을 뗀 공문에는 “전공의 사직으로 기인한 현재의 의료공백 해소방안으로 한의사들을 활용해 충분히 의료소외 지역의 일차의료 공백을 메꿀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라며 “이런 행보에 대해 제 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환영의 입장”이라고 명기됐다.

이어 “현재의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세부적인 귀 회의 대책방안과 구체적으로 응급환자, 중환자, 수술환자의 전원이 가능한 한의원과 한방병원, 한의과대학 부속 병원의 명단을 거듭 요청하오니 적극 협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편 임 당선인은 5일 오후 같은 SNS 채널을 통해 “박민수 차관 파면 없이는 이 사태 해결이 어려울 것입니다”라는 글을 남겨 의정 갈등 해소가 당분간 요원해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