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대법원, 권 대표 한국 송환 판결 파기
고등법원서 다시 재판 예정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3월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3월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한국 송환 여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5일(현지시각) 권 씨에 대한 한국 송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결정에 따라 권도형 대표의 사건은 원심인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돼 새로운 판결을 받게 된다.

앞서 지난달 20일 항소법원이 권 씨의 한국 송환을 확정하자 몬테네그로 대검찰청은 이에 불복했다.

몬테네그로 대검찰청은 “대법원에서 적법성 여부를 판단해 항소법원의 결정을 변경하는 판결을 내 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대법원은 권 씨의 한국 송환을 잠정 보류했다. 아울러 다시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이후 대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날 최종적으로 ‘송환 무효’ 판결을 내렸다.

권 대표는 자신이 만든 코인 테라·루나가 급락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거쳐 세르비아로 도주했다.

지난해 3월 세르비아 인근 몬테네그로의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체포됐다.

그가 체포되자 한국과 미국은 그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경쟁을 벌였다. 권 씨 측은 금융 사기에 대한 형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행을 원했다.

애초 몬테네그로 법원은 그를 미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한 상태였지만 이후 항소법원이 한국 송환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검찰 측이 반대했고 이날 대법원이 결국 한국행 무효 판단을 내렸다. 권 대표가 한국과 미국 중 어느 곳으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