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줄어도 공급부족 적체돼 높은 임대료 여전
스타트업 하향세에 B·C급 오피스는 공실 늘어

서울 3대 업무지구 A등급 빌딩 공실률 변화 추이. 컬리어스코리아 제공
서울 3대 업무지구 A등급 빌딩 공실률 변화 추이. 컬리어스코리아 제공
경기 불황으로 인해 서울 3대 업무지구(도심·강남·여의도) 내 오피스 임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대형 빌딩 임대차 시장은 여전히 임대인 우위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 부동산 컨설팅 업체 컬리어스 코리아가 8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주요 오피스 권역 A등급 빌딩의 공실률은 2%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이어가는 한편,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7% 상승했다.

사업 확장이나 사무실 이전 등에 따라 이들 지역에 유입되는 임차수요보다 사무실 면적을 축소하는 등 이탈하는 유출이 더 커지면서 2024년 수요량(흡수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도심에 신규 오피스가 대거 입주하는 2026년까지 공급량 또한 부족한 상황이라 임대차 시세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보면 도심(CBD)에선 싱가폴기업 뷔나 에너지가 그랑서울타워2에서 스테이트타워 남산빌딩으로 이전할 계획이며 GS건설의 그랑서울 오피스 빌딩 전대 계약기간도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임차 가능한 면적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프라임급 오피스의 임대료는 지속 상승하는 추세다.

강남(GBD)에선 중소형 빌딩의 경우 추가 투자펀딩에 실패한 스타트업의 이탈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알리익스프레스가 파르나스 타워로 이전하는 등 강남권역 오피스에 대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선호는 여전하다. 강남권역과 가까운 성수에서도 이지스자산운용이 개발한 팩토리얼 성수 역시 100% 임차를 완료했다.

여의도는 사학연금 TP타워가 완공되며 새로 공급됐음에도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을 비롯한 선임차 계약을 완료함에 따라 공실률에 큰 변동이 없었다. 다만 신한금융투자 타워가 올 하반기 리모델링을 마치고 시장에 나오면서 공실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현주 컬리어스 코리아 이사는 “A등급 오피스 임대가격이 높아지면서 일부 강남권역 프라임급 기업의 이탈 계획이 있으나, 신규 임차인으로 채워지며 시간 차가 많이 나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B등급~C등급 오피스의 경우 벤처 및 스타트업의 투자금 축소로 인한 사업축소로
공실 면적이 증가하면서 오피스 등급 간 시장 양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