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금개혁위 산하 공론위 2차 토론회 열어
노후소득 보장 강화론과 재정안정 중시론자 첨예한 대립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위원회는 14일 전문가 및 500명의 시민대표단과 함께 '소득대체율 및 연금보험료율 조정'을 주제로 숙의토론회를 열었다. 전날 열린 ‘연금개혁의 필요성과 쟁점’에 이은 둘째 토론회다.
공론화위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늘리는 안(노후소득 보장 강화론)과, 보험료율을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로 유지하는 안(재정안정 중시론) 등 의제숙의단이 마련한 2가지 안을 놓고 함께 논의했다.
노후소득 보장 강화론 측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국민연금 급여 수준은 국제적 비교로 대단히 낮은 편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60∼70% 수준”이라며 “이 역시 국민들이 국민연금에 38~43년간 가입한다고 가정한 수치로, 현실적으론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지금 20·30 세대가 26년간 국민연금에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이들이 나중에 받는 연금은 현재가치로 66만원 정도 된다. 이는 노후 최소생활비 124만원의 절반 수준으로,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남 교수는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고, 가입 기간도 늘리는 노력을 같이해 국민연금으로 95만~100만원 가까이 받을 수 있게 하고, 기초연금을 여기에 얹어 노후 최소 생활비를 확보하자는 것이 우리 측 주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정안정 중시론 측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의 의견은 달랐다.
그는 “청년들은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불신하고 있다. 보험료 대신 국고로 지원하면 된다는 달콤한 말을 하면 솔깃하지만, 결국 그것이 각자의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석 교수는 이어 “연금 재정의 불안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은 적립 기금이 고갈하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재정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올리고 기금운용 수익률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 교수는 "“소득대체율 50%'안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악화시키는 안이다. 세대 간 연금 계약을 통해 적립 기금을 고갈시키지 않고, 미래세대에 과중한 부담을 주지 않는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오건호 정책위원장은 “국민연금 연금액이 적은 것은 국민들의 가입 기간이 짧은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라며 “현행 소득대체율을 유지하면서 의무가입 연령 인상, 출산 및 군 복무 크레딧 제도 등을 통해 가입 기간을 확대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공론화위는 오는 20, 21일 두 차례 토론회를 더 연다. 토론회가 모두 끝난 뒤에는 토론에 참여한 시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연금특위는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연금 개혁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