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부서장 단톡방서 나온 ‘드레스코드’ 가이드라인
21명 부서장 모인 단톡방서 찬반 의견 갈리기도
지주 및 은행 임직원 사이로 퍼지면서 논란 가중

서울 세종대로 신한금융그룹 1층 로비(한경DB) *기사 내용과 무관.
서울 세종대로 신한금융그룹 1층 로비(한경DB) *기사 내용과 무관.
신한금융지주 내부 임직원들의 드레스코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운동화에 맨발, 샌들 등 기업 브랜드의 품격에 맞지 않는 복장은 지양하고, 격식있는 비즈니스 캐주얼로 반영해달라는 지주 선임 부서장의 공지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일각에서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지주 및 은행(겸직) 부서장 20여명이 모인 단톡방에서 선임 부서장 ㄱ씨가 임직원들의 복장을 지적하는 글을 게재됐다.

이 게시글은 “올바른 마음가짐은 '태도(manner)'와 '옷차림(style)'을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된다”고 운을 뗀 뒤 “직장인의 경우, 아침에 집을 나오며 평소의 복장과는 다른 공식적인 복장을 착용하는 과정을 통해 마음가짐을 바로잡고 업무몰입을 높일 수 있으며, 신뢰가 생명인 금융업의 특성상 격식을 갖춘 복장을 착용함으로써 고객과 상대방에게 안정감과 신뢰를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금융그룹을 대표하는 지주사 직원들부터 드레스코드를 변경하려 한다”며 “노타이 정장과 격식있는 비즈니스 캐주얼(재킷, 셔프, 정장바지, 구두)을 기본으로 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글쓴이 ㄱ씨는 “최근 직원들이 운동화에 맨발, 샌들 등 직장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을 착용하는 경우가 종종 목격된다”며 “직장인은 해당 기업 브랜드의 품격을 설명하는 가장 큰 상징임을 감안하여 이런 모습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장님들께서는 이번주 목요일부터 옷차림을 변경해 주시고, 직원들에게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변경된 드레스코드를 준수할 수 있도록 안내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내부 단톡방에서 이 글이 공유된 이후 글에 동조하는 의견과 더불어 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부서장은 “365일 내내 정장을 입어야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일부 직원들의 경우 복장이 과할 때가 있긴 있다”면서도 “부서장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 개인의 생각을 공론화하는 것이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 글을 접한 신한지주 및 은행 임직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비판 글이 다수 게재됐다. 한 글쓴이는 “라임사태, 인천공항입찰실패, ELT, 땡겨요, 슈퍼쏠, 쏠트레블 등 신뢰를 잃은 게 복장 때문이냐”라고 게재했다.

또 다른 글쓴이는 “4등 은행 원인이 옷차림에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과한 복장은 삼가달라고 할 일이지 정장부활이라니···거꾸로 가는 것 아닌가” 등의 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지주 내부에서는 이번 사안을 한 개인의 의견이라는 입장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드레스코드에 대한 내용이 공론화 되지 않았고, 전혀 회사와 상관없는 일”이라면서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개인적 생각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2019년 복장규제가 폐지됐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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