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체력’ 미국경제 때문에 연준 금리 인하는 9월부터 연내 두 번 그칠 듯
미국경제의 월등한 체력 때문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는 올해 두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하나증권은 미국 경제가 소비를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연초 한파 등으로 주춤했던 가계 소비가 재차 늘어나는 중이라며 금리 인하 시기와 횟수 모두 제한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미국 소매판매는 2월 전월비 0.9%, 3월 전월비 0.7%로 두 달 연속 강한 흐름을 보였고, 변동성이 높은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전월비 1.1% 증가하며 소비 여력이 충분함을 증명했다.

하나증권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22년 말부터 4분기 연속 증가해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고용시장이 급격하게 악화된다면 경기 침체 위험이 높아 미국 Fed가 곧바로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업률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면 대체로 경기 침체가 시작되지만 현재 고용시장은 서서히 둔화되는 모습이라는 분석이다.

3월 현재 미국 실업률은 3.8%로 상당히 낮으며, 실업자대비 빈 일자리 수는 1.36개로 구직 의사가 있는 노동자보다 뽑고자 하는 인력이 더 많다고 해석했다. 지금의 속도대로라면 미국 중앙은행은 고용보다 물가에 집중할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인플레이션 경로는 미국 중앙은행의 바람과 달리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져 물가의 근본적인 하락 추세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신규 임대료의 하락, ISM 서비스업지수 내 투입가격 둔화 등을 고려할 때 서비스물가의 점진적 하락 기조는 유효하다는 관측이다.

이에 연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될 것이지만 서비스물가는 경직적으로 서비스물가가 서서히 낮아지는데 상품물가가 반등하게 되면 헤드라인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2분기 유가가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기저효과로 인해 4~6월 물가가 반등할 것이고, 7월 FOMC(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전까지 미국 중앙은행 위원들이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나증권은 3월 FOMC 이후 중앙은행 위원들의 연설을 종합적으로 살펴봐도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2024년 투표권을 가진 이들 위원들은 매파보다 비둘기파 비중이 높지만 어느 쪽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중립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위원들의 생각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