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선호도 차이·분양가 상한제 해지 영향, 적정 가격 살펴 청약해야

포제스 한강 조감도. 사진=DL이앤씨
포제스 한강 조감도. 사진=DL이앤씨
최근 아파트 분양가격이 양극화하면서 같은 시도 지역 내에서도 몇 배나 차이가 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23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에 따르면 올해 분양한 아파트 중 3.3㎡ 당 공급가격이 가장 높은 아파트 단지와 가장 낮은 단지의 가격 차이가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가장 비싸게 분양한 곳은 서울 광진구 소재 고급 아파트 ‘포제스 한강’이었다. 전 가구에서 한강조망이 가능해 주목 받았던 해당 단지 3.3㎡ 당 분양가는 1억3770만원이다. 가장 저렴하게 분양한 아파트는 3.3㎡ 당 921만원에 나온 전남 장흥군 대덕읍 ‘대덕읍더포레스트에코파크’다. 두 단지 간 가격 격차는 1억2849만원에 달한다.

같은 시도 내에서 가장 분양가 격차가 큰 지역은 서울이었다. 서대문구 영천동에 나온 ‘경희궁 유보라’은 3.3㎡ 당 3932만원으로 포제스 한강보다 3.5배 낮은 가격에 공급됐다. 포제스 한강 1채 가격으로 경희궁 유보라 3채 반을 분양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두 번째로 분양가 차이가 두드러진 곳은 부산광역시다. 부산 수영구 민락동 ‘테넌바움294Ⅰ’와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 ‘부산장안지구디에트르디오션’은 각각 3.3㎡당 3624만원, 1536만원에 공급돼 2088만원 차이가 났다. 두 단지 분양가를 배율로 치면 2.4배에 달한다.

경기도는 올해 가장 많은 23개 현장이 공급을 진행했다. 가장 낮은 가격에 나온 아파트는 평택시 현덕면 ‘평택푸르지오센터파인(3.3㎡당 1415만원)’이었다. 가장 높은 분양가를 기록한 곳은 ‘평택푸르지오센터파인’ 2.4배 가격에 선보인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판교TH212(3.3㎡당 3392만원)’로 두 사업지간 분양가 차이는 1977만원이다.

이밖에 울산이 최대 1264만원 인천이 1042만원 분양가 격차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양극화는 최근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규제가 해제되며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지역에 대해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분양가격이 오를 만한 환경에서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입지에 조성되는 아파트가 비싸게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부동산 경기가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고가에 분양하는 아파트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PF 금융환경 악화로 아파트 공급(분양) 진도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지역 내 분양가 격차가 커지는 양극화는 분양시장을 바라보는 수분양자의 청약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라면서 “분양대기자는 지역 내 분양가 격차를 고려해 반드시 입지에 따른 가격 적정성을 꼼꼼히 살펴야한다”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