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모든 의사결정 기준을 ‘고객’으로 설정하고 전략 짜
‘연결과 확장’ 전략 뒷받침할 수 있는 디지털 역량 확보도 박차
수익성 개선도…2023년 글로벌 시장서 사상 최대 이익

정상혁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정상혁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2023년 2월 취임 이후 모든 의사결정 기준을 ‘고객’에 두고 전략, 조직운영,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고객 중심’ 가치가 더욱 깊이 파고들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정 행장은 고객을 더 세밀하게 바라보는 ‘고객몰입’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조직과 프로세스를 정렬했다. 우선 20년 넘게 유지돼온 은행 관점의 사업부제 조직을 고객 중심으로 과감히 개편했다. ‘연결과 확장’을 키워드로 다양해진 고객 니즈에 맞춰 데이터 기반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상품, 자산관리, 디지털 조직을 아우르는 ‘영업지원부문’을 신설했다. 영업조직 역시 동일한 관점에서 고객을 개인·기업으로 구분하지 않고 팀 기반으로 공동영업을 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조직 개편을 통해 영업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 신한은행은 시중은행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기업대출 부문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지난 3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약 162조원으로 작년 말 대비 1분기에만 6조원 넘게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이 고르게 증가하며 올해 들어 기업대출 증가 추세가 주춤하고 있는 다른 시중은행들의 상황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 행장은 ‘연결과 확장’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디지털 역량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 은행 최초로 디지털·ICT 전문직군 제도를 실시해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한편, 빠른 대응을 위해 IT 조직을 서비스 중심의 개발조직으로 재구성해 은행의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권 최초로 AI를 활용해 고객 분석을 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전 영업점으로 확대함으로써 고객 맞춤형 상품 제안이 가능하게 됐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함께할 수 있도록 ‘AI 컨택센터’와 집에서 TV로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신한 홈뱅크’를 도입하고 늦은 시간까지 이용 가능한 ‘이브닝 플러스’를 확대해 고객의 채널 선택권을 높였다. 기업고객들도 원하는 채널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일대일 맞춤 지급결제, 외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BaaS(Banking as a Service)형 사업을 확대해 금융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연결과 확장’ 전략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직접 챙기고 있다. 정상혁 은행장의 지휘 아래 신한은행은 2023년 글로벌 시장에서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해외 지점에서 672억원, 해외 법인에서 4821억원 등 총 549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신한은행 글로벌 부문 수익은 2021년 3845억원, 2022년 5383억원, 2023년 5493억원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차별적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1등 은행의 지위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해외채널의 영업력 강화에 더하여 과감한 투자를 통한 현지 시장 진출 전략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은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인도의 금융회사 크레딜라 지분투자에 나섰다. 기존의 신한은행이 신한베트남 및 SBJ 등 주요 거점 국가에 법인 설립과 현지화를 통해 해외 진출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지분 투자 방식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전략을 다변화시켰다.

취임 2년 차를 맞이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리더십은 신한금융의 경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객 중심이라는 신한금융의 슬로건을 실천하기 위해 각 그룹사가 사업 단위가 아닌 고객을 중심으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협업을 강조하며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함께 힘을 모아 ‘쏠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한 배경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비대면 환전 상품인 ‘쏠트래블 체크카드’는 환전 수수료 무료,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등 기존 환전서비스와 차별되는 혜택이 종합된 카드로 출시 2개월 만에 50만좌가 발급되며 신한금융그룹의 신규 고객 유입에 일조하고 있다.

또한 정상혁 은행장은 비즈니스에서의 시너지를 이끌어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한금융그룹의 맏형으로서 강력한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정상혁 은행장을 시작으로 15개 회사 사장들과 지주회사 및 신한은행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개인별 차이는 있으나 적게는 500주부터 많게는 5000주까지 매입해 4만여 주의 매입을 완료했다. 그룹 경영진이 대내외 불확실성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책임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경영진 및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동참을 제안한 것이다.

정 행장은 이러한 노력들이 무엇보다 철저한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경영진 내부통제 책무구조도와 운영리스크관리원칙(PSMOR) 도입을 통해 더욱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고 금융소비자 보호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저출산, 주거안정 등 사회이슈 해결을 위한 다양한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니어 금융소비자 교육센터 ‘신한 학이재’를 신설 하는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정 행장은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 온 ‘기본·신뢰·미래’ 경영키워드를 바탕으로 “최우선 가치인 고객에 더욱 집중하며 고객과 사회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고객몰입’으로 글로벌 1등 굳힌다[2024 파워 금융인 30]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