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몰살"vs"소득있는 곳에 세금"···다시 떠오른 논란의 금투세 알아보기[비즈니스포커스]
2025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기준선 5만 명을 넘어 지난 4월 17일 청원 심사 요건을 채웠다. 정부·여당과 야당 간 이견이 큰 사안 중 하나인 만큼 총선 이후 다시 청원의 단골 주제로 떠오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초 금투세 폐지를 공약했으나 이번 총선에서 금투세 시행을 주장하는 범(汎)야권이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예정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폐지와 시행을 놓고 여러 주장과 근거가 쏟아지는 가운데 금투세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논의 시작 후 4년이 지나도록 시행에 난항을 겪는 이유는 무엇인지 짚어봤다.

금투세는 주식,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실현한 수익 등에 매기는 세금이다. 이월결손금과 기본공제 금액을 모두 제하고 국내 상장주식 및 공모주식형 펀드의 경우 5000만원, 해외주식, 비상장주식, 채권 등에서 250만원 한도를 넘겨 수익을 내면 20~25% 세율로 과세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0년 금투세 도입을 논의한 이후 4년째 시행에 난항을 겪는 이유는 금융소득에 대한 납세 대상이 투자자 전체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고액 투자자들이 세금부담으로 인해 국내 시장을 떠나면 궁극적으로 자본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라면 금융소득에 대한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 대신 주식 양도세는 개인투자자 중 대주주(금액으로는 50억원, 지분율로는 코스피 1%, 코스닥 2%)에게만 부과됐다. 파생결합증권, 파생상품 소득도 마찬가지다.

개인투자자 A 씨를 가정해보자. A 씨가 국내 주식을 양도해 1억원 이익, 해외주식 양도로 5000만원 손실, 파생결합증권(ELS) 투자로 1000만원을 벌었다면 이익과 손실을 상계한 6000만원이 과세 대상인 금융투자소득금액이다.

적용을 받는 소득의 범위는 양도 등으로 발생하는 소득, 집합투자기구로부터 이익, 파생상품 등으로부터 이익 세 가지로 나뉜다. 위의 상품에서 발생한 손실과 이익은 서로 상계할 수 있다.

이 소득에서 두 가지를 차감해 과표를 산출하는데 금융투자결손금과 기본공제 금액이다. 만약 금융투자소득금액이 0보다 작다면 금융투자결손금으로 보고 이월공제를 5년간 허용한다. 즉 5년 안에 확정된 결손금이 있으면 금융투자소득금액에서 차감해주는 것이다.

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본공제 요건도 추가됐다.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상장주식, 국내주식형 공모펀드, K-OTC 중소/중견기업 주식, 국내 주식형 ETF는 5000만원 기본공제 대상이다. 나머지 해외주식, 채권, 파생상품, 집합투자증권, 파생결합증권 등에서 나온 수익은 250만원을 공제받는다.

A씨는 국내 주식 양도로 벌어들인 1억원이 5000만원 공제 대상에 해당한다. 해외주식과 ELS 투자로는 4000만원 손실을 봤으니 250만원 공제 혜택은 없다. 총 소득금액 6000만원에서 5000만원을 제하고 과표는 1000만원이 된다.

이렇게 계산한 과표 중 3억원 이하는 초과분에 대해 20%(지방소득세 포함 시 22%) 세율을 적용한다. 만약 과표가 3억원을 넘는다면 초과분 25%(지방소득세 포함 시 27.5%)에 3억원의 20%인 6000만원을 일괄적으로 더한 금액이 내야 할 세금이다. 즉 A 씨가 금융투자소득세로 낼 돈은 지방소득세 포함 220만원이다.

만약 금투세 도입 전 A 씨라면, ELS 상품 투자이익 1000만원은 배당소득으로 분류되는데 2000만원 이하기 때문에 금융사가 15.4%를 원천징수하는 것이 전부다. 국내·해외주식 양도로 인한 수익은 아예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투세가 시행되면 A 씨와 같은 고액 투자자들이 세금부담으로 인해 국내 시장을 떠나고 궁극적으로 자본시장이 위축돼 피해는 ‘개미’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것이란 우려도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다.

2020년 금투세 도입 논의 당시 과세대상자는 1만5000명에서 15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 해에 기본공제 금액인 5000만원을 넘기는 수익을 내는 고액 투자자는 상위 1%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큰손’ 투자자들이 한국자본시장을 빠져나가면 증시 위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기업에 대한 채권, 유사증자 등 자본조달 기능이 약화돼 결과적으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