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75.2% ↓

LG에너지솔루션 美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美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전방 수요 성장세 둔화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대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5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5.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2.6%다.

매출은 6조1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9% 감소했다. 순이익은 2121억원으로 62.3% 줄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전략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했으나 전방 시장 수요 둔화, 메탈 가격 하락분 판가 반영 등의 요인으로 전체 매출은 전분기 대비 23% 감소했다”며 “손익 또한 시장 수요 위축에 따른 가동률 조정 등 고정비 부담 증가,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원재료 투입 시차(래깅) 효과에 따라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고 밝혔다.

1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생산 세액 공제(AMPC) 금액은 1889억원이다. 고객사 수요 감소와 미시간 법인의 신규라인 전환에 따른 일부 생산라인 중단으로 전분기(2501억원) 대비 감소했다. AMPC를 제외하면 316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도 생산시설 확대 등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를 지속했고, 신사업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인 테네시 주의 얼티엄셀즈 2공장을 1분기에 본격 가동했고 생산능력을 50GWh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GM의 3세대 배터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규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미국 내 두번째 단독 생산 공장인 애리조나 공장도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갔다. 애리조나 공장은 북미지역 첫 원통형 공장이자, ESS(에너지저장장치) 첫 전용 공장으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각광받는 46시리즈와 LFP 기반 ESS를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 3월에는 퀄컴 테크놀로지와 함께 첨단 BMS 진단 솔루션 개발 협력에 협의했고, 사내 독립기업 쿠루(KooRoo)도 서울 지역에 200여개의 배터리 스와핑 스테이션을 설치하는 등 신사업에서 성과도 거뒀다.

중국 상주리원과 16만톤 LFP 양극재 공급, 호주 WesCEF와 8.5만톤 리튬 정광 공급 계약을 통해 공급망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예정보다 다소 줄이기로 했다. 이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시장과 고객사 상황의 변화를 볼 때 당분간 대외환경과 시장 수요 개선의 가시성이 크지 않다"며 "투자의 우선순위를 철저히 따져보고 능동적으로 속도를 조정해 캐펙스 집행 규모를 다소 낮추고자 한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지난 1월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설비투자 집행 규모에 대해 지난해(10조 9000억원)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고객사의 물량 조정과 출하량 감소 여파로 투자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올 한 해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이 예상되지만 근본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꾸준히 실현해 압도적 기술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단단히 준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