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쓰나미로 ‘플렉스, 욜로’ 콘텐츠 대신 ‘짠테크’ 유행
하루가 갈수록 치솟는 물가와 팍팍한 살림살이에 소비를 자랑했던 풍조가 사라지고 절약 노하우를 각자의 방법으로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6일 여러 숏폼 콘텐츠 및 커뮤니티에 따르면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소비를 통해 모두의 부러움을 샀던 이른가 ‘플렉스’ ‘욜로’ 콘텐츠 대신 ‘가격파괴’, ‘무한리필’ 등의 키워드가 자리잡았다.

코로나시기였던 지난 2020년 리터당 1200원대였던 휘발유 값이 최근 1700원대로 올랐고 사과, 양배추 등 과채류 값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긴장 등 세계적인 분쟁으로 인한 곡물류 및 원자재 값 상승으로 가공식품마저 오르면서 서민들의 체감 경제는 그야말로 파탄 지경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중국산 흑연을 사용해도 미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낭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민들이 실감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어린이 선물용 장난감 가격, 외식비도 지갑을 열기 어려울 정도로 올라 일부에서는 가정의 달을 ‘가난의 달’로 부르는 자조섞인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에 각종 SNS나 커뮤니티에서는 절약 꿀팁과 가성비 맛집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실제 오프라인에서도 이런 가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곤 한다.

요즘 지하철마다 보이는 1000원 빵집이 대표적이다. 이 곳에서는 모든 제품을 1000원 균일가로 판매 중이다. 신촌역에서 1000원 빵집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가격은 1000원이지만 유명 제빵 기업에서 생산하는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며 “판매 단가가 낮아 마진이 작지만 박리다매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는 노하우도 절찬리에 공유되고 있다. 최근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기후동행카드, K패스뿐만 아니라 해외여행 시 공항라운지 공짜로 이용하는 법, 신용카드를 티머니에 등록해 환급 받는 법, 걸으면 걸을수록 돈이 되는 어플 등이 인기다.

과거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전통시장 가성비 맛집에도 MZ 세대가 출현하기 시작했다. kg 단위로 제품을 저렴하게 팔아 MZ세대에게도 핫플레이스가 된 경동시장 순대집은 SNS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SNS 콘텐츠 제작자들은 가성비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게시물을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특정 업체로부터 소정의 광고비나 제품 협찬을 받고 홍보성 활동을 하는 사례가 더 많기 때문에 실제 구매행동을 하기 전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