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 80% 오른 김 도매가
대형마트 판매가도 일제히 인상
재고 부족에 수출물량 내수로 돌린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휴 잭맨의 딸 에바가 길을 걸으며 한국산 조미김을 먹는 모습.
할리우드 영화배우 휴 잭맨의 딸 에바가 길을 걸으며 한국산 조미김을 먹는 모습.
지난달부터 급격히 오른 김값이 잡히지 않자 정부가 수출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0차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제20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이와 같은 내용이 발표됐다.

회의를 주재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모두발언에서 “가장 중요한 민생지표인 물가 안정에 총력 대응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해양수산부와 공정거래위원회, 해양경찰청등이 함께 김 유통시장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비축·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는 방안을 업계와 함께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물관측센터 자료에 따르면 김(중품 기준) 100장당 도매 가격은 지난 4월 1만89원까지 올랐다. 2022년 4월 4625원에서 작년 4월 5603원으로 20% 올랐는데 1년 사이 80.1% 비싸졌다. 김 도매가격이 1만원을 넘은 것은 2004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대형마트에 판매되는 김 상품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시장 점유율 상위권 김 전문업체인 광천김과 대천김, 성경식품이 주요 제품의 대형마트 판매 가격을 10∼30%가량 인상했다. 앞서 CJ제일제당도 지난 2일부터 마트와 온라인 판매 김 가격을 11% 올렸다.

정부와 업계에선 김 수출이 급증하고 재고가 평년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가격이 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1월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잠정 김 수출액은 7억9100만 달러(약1조593억원)다. 2010년 1억1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15년 3억 달러, 2017년 5억1000만 달러, 2021년 6억9000만 달러로 늘며 빠르게 성장했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