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물가는 올해 1월 -0.8%로 저점을 기록한 후 지난 4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률을 보였다. 4월 물가 0.3%는 정상적인 경제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극단적 경기침체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할 만했다. 4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5%로 음수(-)를 기록하였으나 전월 –2.8% 대비 내림세를 축소하여 2023년 6월 –5.4%로 저점을 찍은 이래 역시 디플레이션 우려는 완화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경제지표는 중국의 수출이었다.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하여 3월의 –7.5% 대비 큰 폭으로 회복하였으며 시장컨센서스인 1.0%도 웃도는 긍적적인 모습이었다. 이렇듯 물가 그리고 수출과 같은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 부진이 절대적 수준에서는 계속되고 있으나 금융시장의 이미 충분히 낮은 기대수준을 상회함에 따라 주가 역시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주식시장 상승의 또 다른 동력은 낮은 밸류에이션이다. [그림3]은 최근 20년 중국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 추이로, 금융위기 당시의 수준을 이제 막 벗어나는 모습이다. 최근의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국 시장의 과거 대비, 그리고 글로벌시장 대비해서도 극단적 저평가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저평가는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 대미 무역마찰 및 기술분쟁, 중국 부동산침체 및 디플레이션 우려 등 비관론이 모두 반영된 탓이다.
일반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에서는 기업이익 등이 투자지표로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극단적인 수준에서는 밸류에이션이 가장 강력한 상승 또는 하락요인으로 작용하는데 현재 중국시장이 그러한 상황이다. 이 경우 이미 온갖 부정적 요인들이 반영되어 있기에 절대적 수준에서는 나쁘더라도 금융시장의 기대보다 조금이라도 덜 나쁜 경제지표가 나오는 경우 충분한 주가 상승의 이유가 되는 것이다.
아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중국 경제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국가의 경제라도 상승과 하락이란 순환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중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미국과 같은 견조한 경제에 대한 투자도 의미가 있겠지만 저점을 확인하고 개선되는, 또는 덜 나쁜 모습을 보여주는 중국이 적어도 연말까지는 기대수익 측면에서 미국보다 더 나을 가능성이 있다. 언제든 높은 수익기회는 높은 불확실성 또는 만연된 비관론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필자의 견해이므로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는 다름을 알립니다.
오대정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고문, C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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