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벤츠오토모티브(BBAC) 생산공장.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중국 베이징벤츠오토모티브(BBAC) 생산공장.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중국이 유럽 고급 수입차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미국 등에서 관세를 무기로 자국 전기차를 공격하자 중국이 보복에 나섰다는 평가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EU 주재 중국 상공회의소는 "내부자"로부터 2.5리터 이상 엔진을 장착한 대형 수입차에 대한 중국의 관세 인상 움직임에 대해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또 중국 자동차기술연구센터의 수석 전문가 류빈의 인터뷰 내용을 언급했는데 "그는 2.5ℓ 이상 엔진을 장착한 수입차에 임시 관세율을 인상할 것을 촉구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으로 허용된 최대 25%의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25%의 관세는 메르세데스의 GLE SUV, S클래스 세단, 포르쉐의 카이엔 SUV 등에 적용될 전망이다. 중국은 작년 2.5ℓ 이상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 25만대를 수입했는데, 이는 전체 수입 자동차의 약 32%를 차지한다. 대부분 고가의 럭셔리 자동차로 작년 상위 10개 브랜드에는 포르쉐, 아우디, 레인지로버가 포함됐다.

중국의 이러한 행보는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에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EU는 작년 9월 중국이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업고 값싼 전기차 공세를 퍼부어 유럽 자동차 시장을 위협한다며 조사 착수를 알렸다.

EU는 다음달 6일까지 조사를 마무리하고 결과에 따라 반덤핑 관세나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EU 집행위원회 요원들이 네덜란드와 폴란드 소재 중국 기업들을 새벽에 급습해 조사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중국과 EU 사이 긴장이 심화됐다.

관세를 두고 최근 중국과 미국사이 무역 갈등도 커졌다. 이달 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100%로 올린다는 조치를 발표했다. 또 자동차·가전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구형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에서 50%로 인상한다고 했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