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쌓인 경기도도 ‘휘청’, 강남·마용성 강세는 지속

서울의 한 견본주택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견본주택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에서 5월은 가장 기대가 집중된 시기였다. 통상 5월은 설 이후부터 여름 휴가철 이전까지 이어지는 성수기의 마무리를 장식한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3월 청약 시스템 개편과 4월 총선이 이어지면서 봄 분양이 계속 밀렸다.

또 미분양이 늘고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관리 대책을 내놓는 등 시장 불안이 높아지며 실제 5월에 시장에 공급된 물량은 4월보다 큰 폭으로 늘지는 못했다. 청약경쟁률 역시 기대했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파트 매매 역시 거래량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선 강남권이 다시 상승세를 타는 등 일부 주거 선호지역에만 수요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

6월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기준 5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거래취소건 포함)은 3만627건으로 지난해 동월 전국 거래는 3만8676건보다 적었지만 신고기한이 남아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5월 7일 기준 2만9185건로 나타났던 4월 전국 아파트 거래가 이보다 약 9000건 많은 3만8465건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5월 거래량도 전전월이나 전년 동월과 비슷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은 다소 높아졌다. 6월 5일 집계기준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매물 거래는 3040건으로 같은 기간 전국 거래량의 약 9.9%를 차지했다. 지난해 5월 서울 비중은 약 9.2%였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거래가 활발했던 곳은 성동구로 이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83건을 기록해 전년 동월 160건보다 늘었다. 성동구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 12월 83건에 불과했으나 연말에 바닥을 찍은 뒤 3월 228건, 4월 230건으로 급증했다.
‘똘똘한 한 채’ 외엔 하락 유지
아파트 매매 가격 역시 전달과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일부 중심지역에선 국지적 상승을 이어갔다.

KB부동산 월간시계열에 따르면 지난 5월 지방 광역시 중 전월 대비 아파트값 하락폭이 가장 컸던 곳은 투자수요가 얼어붙은 세종특별자치시로 가격변동률 –0.61%를 기록했다. 대구와 광주, 부산도 각각 0.36%, 0.34%, 0.3%씩 가격이 떨어졌다. 대전은 –0.12%, 울산도 –0.04%로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수도권도 흐름은 비슷했다. 경기도가 -0.10%로 수도권에서 가장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팔랐고 인천도 –0.0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가격 변동률은 –0.03%로 소폭 떨어졌다. 올해 4월 전월 대비 0.17% 떨어졌던데 비하면 가격 하락 속도가 완만해진 셈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일부 주거 선호지역에서 상승을 나타내며 타지역 대비 완만한 하락폭을 보였다. 특히 지난 4월 올랐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 잠시 숨 고르기를 하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가 합류했다.

지난 4월 보합이었던 강남이 0.12% 상승했고 서초도 –0.01%에서 0.19%로 상승 전환했다. 압구정,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 잠실동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 송파에 비해 서초의 상승률이 높았다. 서울 3대 업무지구(강남·도심·여의도)와 가깝고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많은 서대문구와 영등포도 상승 전환했다.

전세는 전국에서 0.11% 오른 가운데 서울에서 0.41% 상승했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둔촌주공’ 등 신축 아파트 입주를 앞둔 강동구 외에 고르게 올랐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구축 아파트가 많은 강북구, 도봉구 전세가격은 각각 0.69%, 0.68% 상승했다. 대구(-0.44%), 부산(-0.1%), 광주(-0.11%), 세종(-0.58%) 등은 매매뿐 아니라 전세가격도 하락했다. 분양·입주 물량 모두 증가
부동산R114 통계분석솔루션 렙스(REPS) 집계상 5월 일반분양된 가구수는 1만4841호로 전월 1만1845호 대비 3000여 가구 증가했다.

이 중 37%인 5495가구가 경기도에 공급됐다. 전월 815가구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이다. 그다음 분양물량이 많은 지역은 2133가구가 공급된 충남이었다. 그동안 공급량이 적었던 대구(1475가구), 강원(1273가구), 전북(1415가구)에서도 1000가구 이상이 시장에 나왔다.

이 기간 매매와 전세가격이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입주물량은 2만9863가구로 전월 1만9736가구보다 1만 가구 이상 늘었다. 서울에선 입주가 없던 반면 경기도에선 9249가구가 집들이를 했다. 부산과 경남에서는 각각 2078가구, 5263가구가 입주했다. 이 같은 물량이 경기도와 부산의 매매 및 전세가격 하락에 다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대 못 미친 수도권 분양시장
혼돈의 부동산 시장, ‘똘똘한 한 채’ 빼곤 참패 [민보름의 월간 데이터센터]
부동산R114에 따르면 5월 전국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3.35대 1로 나타났다. 전월 2.25대 1보다는 소폭 높아졌지만 올해 1월 9.73대 1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크게 회복하지는 못했다.

특히 물량이 많았던 경기도에서 1순위 경쟁률이 2.05대 1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청약시스템을 통해 일반공급 4177가구 입주자를 모집한 결과 8572명이 신청했다. 이천, 평택, 양평 등 지역에서 미달이 나왔다. 5월 청약단지 중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1509가구)와 ‘김포북변 우미린 파크리브’(1200가구) 두 곳에 불과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지난 5월은 당초 계획됐던 물량들이 6월 등으로 일정이 지연되며 알짜 물량들이 줄어 다소 맥이 빠진 편”이라며 “4만~5만 가구가량이 계획된 6월은 눈에 띄는 물량들이 여럿 있어 청약자들이 이들에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분양 가구수가 늘고 있어 분양시장이 다시 달아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토부 집계 결과 올해 4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7만1997호로 전월 6만4964호 대비 10.8%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 역시 1만2968호를 기록해 전월 1만2164호보다 6.3% 늘었다.

특히 수도권 지역 미분양이 1만4655호로 전월 1만1977호보다 22.4%나 증가했다. 경기도 미분양이 9459호를 기록하며 1만 호에 육박하고 있어 ‘수도권 불패’ 흐름이 상당 부분 변화한 상태로 보인다. 지방 미분양은 5만7342호로 여전히 규모가 컸지만 증가폭은 8.2%로 수도권보다 낮았다. 소규모 건설업체 폐업 이어져
5월 건설업 폐업신고는 총 257건으로 이 중 53건이 종합건설업체의 폐업신고였다. 4월 전체 286건 대비 감소한 편이지만 종합건설업 폐업 건수는 그대로다. 이 중 서울 소재 업체는 12곳으로 역시 전월 수준을 이어갔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소규모 공동주택을 신축해 분양, 임대하는 곳으로 1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업포기 사유로 폐업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