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위해성 논란 타파하기 위해
3년간 안정성에 집중해 2세대 제품 개발

2세대 제품, 갈변과 코팅 동시에 가능
1세대 단점 보완…폴리페놀 문제 없도록 연구 매진

1세대, 성분으로 유럽 진출 막혔으나
2세대는 안정성 입증하며 유럽 진출 성공

‘화학 천재’ 박성영 교수 만나
모발 도움되는 폴리페놀 메커니즘 개발

(왼쪽부터)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와 박성영 국립한국교통대 교수. (사진=서범세 기자)
(왼쪽부터)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와 박성영 국립한국교통대 교수. (사진=서범세 기자)
“다들 아시다시피 모다모다의 1세대 제품의 위해성 논란이 있지 않았습니까. 2세대 제품을 만들 때 ‘안정성’에 올인한 이유입니다. 소비자들의 정신적인 피로도를 낮춰야 할 거 아닙니까. 100% 안전하다고 보장합니다. 식약처도 인정했고 미국, 유럽에서도 우리 제품을 인정했습니다.”


6월 3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 모다모다 사무실에서 만난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는 지난해 10월 선보인 모다모다 2세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번 신제품은 전작에서 발생한 논란을 말끔히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인터뷰에는 박성영 국립한국교통대 교수도 동석했다. 박성영 교수는 2세대 모다모다 제품 개발을 주도한 인물로, 머리카락 색을 변하게 하는 폴리페놀 연구’의 대가로 불린다. 배 대표는 1세대 제품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은 박성영 교수가 유일하다고 판단했다. 실제 박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3년 폴리포넬 갈변 현상을 발견하고 이와 관련해 수많은 연구를 진행해왔다.

배형진 대표는 박성영 교수를 화학 천재’라고 소개했다. 박 교수를 설득하기 위해 충주로 내려가 원료 국산화’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한 끝에 박 교수가 모다모다 제품 개발에 도움을 주기로 결정했다.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박 교수는 “우리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며 “1세대 제품 기술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2.6km 모발을 투자해 연구했다. 그 결과 곡선면에서도 쉽게 코팅이 되는 최적화된 구조를 발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세대가 워낙 성공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지 않냐”며 “전작을 넘어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했다. 3년간 눈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을 2세대 제품 개발에 투자했다. 일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술도 끊었다”고 말했다.

2세대 제품이 위해성 논란을 원천 차단한 것에는 박 교수의 전공도 영향을 미쳤다. 박 교수는 화장품’보다는 의약품’에 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해왔다. 그는 “의약품 전공 기술들을 우리 제품에 적용하다보니 상품화에 더 도움이 됐다”며 “오히려 화장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조건들은 훨씬 쉽게 충족시킬 수 있었다. 우리 제품이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교수는 1세대 제품의 문제를 완벽하게 차단했다. 전작의 문제는 성분’이었다.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모다모다 1세대 제품의 원료로 사용된 1, 2, 4-트리하이드록시벤젠’(이하 124-THB) 성분에 대해 잠재석 유전독성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모다모다는 1세대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2세대 제품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박 교수는 코팅과 갈변 후 보일 수 있는 폴리페놀의 부수적 문제점을 찾기 위해 3년을 투자했다. 박 교수가 개발한 폴리페놀 메커니즘은 모발에 도움을 주는 육각 격자 구조다. 이 구조를 통해 모발 보호막 형성과 정전기 방지 효과도 제공하고 UV 차단도 가능하다. 박 교수는 “2세대 제품을 안 쓸 이유가 없다”며 “항산화 효과가 있는 폴리페놀의 고유 성질을 이용해 투피와 모발의 활성산소를 감소시키는 기능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영 국립한국교통대 교수. (사진=서범세 기자)
박성영 국립한국교통대 교수. (사진=서범세 기자)
인터뷰에 응한 이유도 2세대가 더 알려지면 좋겠다’는 이유 하나였다. 박 교수는 “언론 노출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뒤에서 연구하고 지원하는 걸 좋아한다. 앞에 나오는 건 싫어한다. 오늘 이 자리는 2세대 제품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 제품에 대한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제품은 박 교수의 15년 연구 노하우와 300편 이상 출간된 논문, 3만 건 이상의 정보 문헌 검색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다. 또한 모발과 비슷한 단백질 구조를 가진 손톱에 코팅시켜 보는 등 3000건 이상의 변수를 실험했다.

원료 개발은 쉽지 않은 과제다. 박 교수는 “새로운 원료를 만든다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며 “독성 검증이 안 된 물질이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성공도 장담할 수 없다. 대기업들도 시장 진출을 하려고 했지만 사업을 축소하거나 접은 게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모다모다의 가장 큰 성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이다. 모다모다 이전까지 새치를 커버할 수 있는 제품은 염색약이 유일했으며, 염모 샴푸는 소비자들에게 낯선 제품이었다. 배 대표와 박 교수는 “모다모다가 K-뷰티 시장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 것”이라며 “염색약의 대체재이자 탈모 우려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혁신”이라고 입을 모았다.

모다모다는 2세대 제품으로 없어질 뻔했던 염모 샴푸 카테고리를 다시 부활시켰다. 배 대표는 “이 제품으로 미국은 물론 유럽 진출에도 성공했다. 세계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금메달’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박성영 국립한국교통대 교수와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왼쪽부터) 박성영 국립한국교통대 교수와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 (사진=서범세 기자)
이 혁신은 1세대 제품의 위해성 논란에도 모다모다가 브랜드를 유지한 이유이기도 하다. 배 대표는 “모다모다는 염모 샴푸의 대명사가 됐다”며 “모다모다를 버릴 수 없었다. 우리가 카테고리를 만들었으니 매듭도 우리가 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리딩 컴퍼니로서 제 역할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모다모다는 논란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2년간 국내 모든 기관에서 유전독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사전에 논란을 차단하자는 결정이었다. 제품 출시는 예정보다 1년여 지연됐다. 배 대표는 “소비자들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크로스체크로 모든 걸 검사했다”며 “출시가 미뤄지는 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원료 국산화’라는 성과도 얻어냈다. 모다모다는 2세대 제품 개발에 2년간 약 30억원을 투자했다. 배 대표는 “1세대 원료는 중국산을 썼다”며 “그때도 그 부분이 제일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2세대는 자체적으로 원료’를 만들자고 판단해 박 교수님을 찾아간 거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결국에 고객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지 않냐”고 말했다.

모다모다는 박 교수와 함께 3세대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2세대 제품을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선보였다면 오는 7월 출시할 3세대 제품은 안정성은 기본이며 2세대 대비 염색 효과를 더 개선했다. 박 교수는 “갈변 시간을 더 줄였다”며 “갈변도 더 진하게 된다. 2세대 제품 대비 절반의 시간만 들여도 염색이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게 우리의 기술력”이라고 전했다.

제품에 대해서는 써보면 안다’고 자부했다. 배 대표는 “고객을 피곤하게 만드는 회사는 좋은 회사가 아니다”며 “한 달에 두 번씩 50년간 어떻게 염색하며 사냐. 머리카락은 물론이며 두피가 남아나질 못한다. 모다모다는 그런 분들의 두피 건강을 위한 제품이다.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