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역 진입과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으로 일시적 성장세 둔화가 전망되는 만큼 사업 전 부문에서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의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배터리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SDI는 이 부문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SDI는 올해 3월 ‘인터배터리 2024’ 전시회에서 업계 최고 에너지밀도인 900Wh/L 전고체 배터리의 세부 양산 준비 로드맵을 공개했다. 지난해 수원에 위치한 SDI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을 준공했고, 하반기부터 고객들에게 샘플 공급을 진행하며 여러 고객과 양산 과제를 협의하고 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ASB(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해 전고체 배터리의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서며 2027년 양산을 위한 준비를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차세대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46파이(지름 46mm, 높이 미정) 배터리는 올해 말까지 생산 준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시장 외에도 점차 확대되는 볼륨과 엔트리 세그먼트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삼원계 배터리에 이어 NMX(니켈·망간계) 배터리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개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기술경쟁력과 품질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비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집행하고 있다. 2023년 누적 연구개발비는 1조136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SDI의 R&D 투자는 현재 전기차 보급의 걸림돌로 지목되는 주행거리, 충전 속도, 가격 등에 집중돼 있다. 중장기적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R&D에 집중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리더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최 사장의 리더십은 견고한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SDI는 2023년 연간 매출 22조7083억원, 영업이익 1조6334억원을 달성했다. 굵직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2025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을 비롯해 GM과의 합작, 스텔란티스와의 2공장 설립 등 북미 지역 투자뿐 아니라 헝가리 공장 증설, 말레이시아 2공장 건설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주력 사업인 전기차용 전지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미래 기반도 확보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올해는 ‘초격차 기술 경쟁력, 코스트 혁신, 신규 고객 확대’ 등을 바탕으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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