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도장 위조해 새만금에 ‘박세리 골프 아카데미’ 설립 추진
서류 위조 사실 드러나며 새만금 사업도 중단

딸 몰래 3000억 골프사업 추진...‘박세리 父’ 고소 사건 막전막후
골프선수 출신 박세리씨가 이끄는 박세리희망재단이 박씨의 부친을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한 한 배경에는 새만금 레저시설 조성 사업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박세리희망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작년 9월 박씨의 아버지 박준철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다. 최근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박새리희망재단은 박 씨의 부친이 새만금에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사실을 알게 돼 그를 고소했다.

새만금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새만금 관광레저용지에 민간 주도로 1.64㎢ 규모의 해양레저관광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규모는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새만금개발청은 2022년 6월 새만금 해양레저관광복합단지 개발사업 우선협상자로 6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선정한 바 있다.

해당 컨소시엄은 해양 골프장과 웨이브 파크, 마리나 및 해양 레포츠센터 등 관광·레저 시설과 요트 빌리지, 골프 풀빌라 등 주거·숙박시설, 국제골프학교 조성 등을 제안했다.

문제는 여기에 박 씨 부친이 가짜로 꾸민 박세리희망재단 명의 의향서가 포함된 것이다. ‘박세리 골프 아카데미’를 세우겠다는 계획은 우선협상자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새만금개발청은 박세리희망재단 측에 골프 관광 개발사업에 협조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당시 박세리희망제단 ‘사실무근’이라는 답변을 건넸는데, 이 과정에서 박 씨 부친의 서류 위조 사실을 알게 돼 고소까지 하게 된 것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작년 허위문서 제출에 대한 문제 상황을 인지한 후 해당 업체에 대한 선정을 취소한 상태다. 추후 손해배상 청구 소송, 관련 사업자에 대한 사업 참여 제한 조처를 검토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새만금 해양레저복합단지 사업 진행도 악영향을 받았다. 계획대로라면 새만금 해양레저복합단지는 올해 10월 개장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씨 부친의 위조문서 제출로 현재는 사업이 중단됐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