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뽑아요” 간호대생 “이러려고 공부했나” 좌절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으로 경영난에 빠진 병원들이 신규 간호사 채용을 잠정 중단하면서 간호대 졸업반 학생들의 취업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16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중 올해 상반기에 신규 간호사 채용을 진행 중인 곳은 중앙대병원뿐이다.

보건복지부는 예비 간호사들이 여러 병원에 중복으로 채용돼 일부 병원에 인력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2곳을 대상으로 ‘동기간 면접제’를 실시하겠다고 지난 1월 밝혔다. 하지만 간호사 채용은 전공의 이탈로 병원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현재까지 채용 의사를 명확히 밝힌 병원은 상반기 중앙대병원 1곳, 하반기 원광대병원 1곳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던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의 사정은 더 어렵다.

이들 병원은 거의 매년 세자릿수 규모의 신규 간호사 채용을 해왔지만, 올해 안에 내년도 신입 간호사 채용 공고를 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이로 인해 간호대생들은 휴학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이 되지 않은 상태로 대학을 졸업하느니, 대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게 덜 불안하고 향후 취업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편 간호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간호사를 준비하는 모임(이하 간준모)’에는 ‘휴학할까 싶어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간호대 예비졸업생으로 추정되는 한 회원은 ‘4학년 2학기 남았는데 휴학할까 싶어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면서 “‘대학병원들 올해 채용 계획이 없다는 소리를 듣고 절망했다. 이러려고 4년 열심히 했나 싶으면서 갑자기 번아웃이 와서 너무 우울하다”며 “차라리 1년 건너뛸까 싶다. 내년 취업시장 정상화된다는 보장이 없어서 고민”이라고 적었다.

이 글 댓글에는 ’교수님들은 휴학 추천하시더라. 지금 상황으로는 답이 안 나온다‘, ’많은 분이 휴학을 고민 중이라 휴학 인원도 꽤 될 것 같다‘는 등의 공감 여럿 달렸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