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S-OIL)의 미래를 좌우할 초대형 사업 프로젝트가 순항 중이다. 지난 2023년 3월 첫 삽을 뜬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광범위한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에쓰오일의 야심찬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하며 2026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프로젝트를 이끄는 선봉장은 안와르 에이 알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이사다. 지난해 선임된 그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서 석유시설 기획업무를 맡았다. 2018년에는 아람코의 아시아 사장으로 재직했으며 2023년 에쓰오일과 연을 맺었다. 에쓰오일은 CEO 선임 당시 공시를 통해 “알히즈아지 대표가 에너지 업계의 전문가로서 회사의 경영과 글로벌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사업 등 무리한 성과에 욕심을 내기보다 기업의 사활이 걸린 샤힌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이끄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샤힌 프로젝트의 주요 시설은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연간 에틸렌 생산량 기준 180만 톤),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LPG, 나프타)로 전환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TC2C 시설,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시설과 저장탱크 등 관련 설비들로 구성된다.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에쓰오일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석유화학 비중이 현재 12%에서 25%로 2배 이상 확대되어 연료유 중심의 정유사업을 다각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정제마진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정유 사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석유화학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추세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제품 중 13%의 연료유 제품을 석유화학 제품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이는 전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샤힌 프로젝트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울산 지역은 물론 국내 제조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등)들이 샤힌 프로젝트 설계, 조달, 시공 업체로 선정돼 건설공사를 담당하고 있는데 건설 과정 동안 최대 하루 1만7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동 이후에도 상시고용 400명 이상과 3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