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0대 CEO]
장재훈 현대차 사장, 전기차 캐즘도 극복한 역대급 실적 신화[2024 100대 CEO]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는 ‘전기차 캐즘’ 시대에도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이브리드와 수소차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힘으로써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2023년 4분기(10~12월) 글로벌 시장에서 108만986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4.9% 증가한 규모다. 이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에 따른 판매 증대, 전용 전기차브랜드 ‘아이오닉’의 판매 성장에 기인했다.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대비 27.7% 늘어난 17만3297대로 이 중 전기차(EV)는 5만7975대, 하이브리드(HEV)는 10만3133대를 차지했다. 2023년 연간으로는 전기차 26만8785대, 하이브리드 37만3941대를 포함해 전년보다 37.2% 늘어난 69만5382대의 친환경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말 테슬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찾아온 ‘전기차 캐즘’ 시대에 이뤄낸 성과다. 현대차는 글로벌 수요 위축과 환율 변동성 등 여러 대외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믹스 개선과 원가 혁신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에는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1∼5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1∼5월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승용) 43만7246대 가운데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11.2%에 해당하는 4만8838대로 집계됐다.

역대 1∼5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 통계 가운데 가장 많은 차량이 팔렸으며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현대차·기아는 그간(1∼5월 기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왔다. 2020년 3.2%(2344대), 2021년 3.4%(5974대), 2022년 10.6%(2만7388대) 등이다. 작년의 경우 미국 전기차 시장의 팽창 속도를 현대차·기아가 따라가지 못해 점유율은 6.8%(2만9622대)로 하락했으나 올해는 달랐다.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도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며 점유율을 다시 두 자릿수로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 전기차 시장 1위 테슬라와 현대차·기아의 점유율 격차는 5년 새 약 33%포인트 줄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약진하는 배경으로는 적절한 인센티브 정책과 신차 출시 효과 등이 지목된다.

전기차 캐즘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위한 선제적 투자도 놓치지 않을 계획이다.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는 올 10월 가동이 목표다. 이곳에서 전기차 생산에 집중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6월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조지아의 밤’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기차에 대한 캐즘 현상으로 일시적인 수요 변동이 예상되지만 궁극적으로 전기차로 가는 방향이 맞다”며 “(조지아 신공장은) 일단 전기차가 제일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며 현대차의 지휘봉을 3년 더 잡게 된 장재훈 사장은 미국 보스턴대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HR사업부장, 경영지원본부장, 국내사업본부장, 제네시스사업본부장 등 사내 요직을 두루 거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특히 경영지원본부장 시절 조직문화를 성공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전사 차원의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받아왔다. 2023년 현대차 실적 신화를 이끈 CEO로도 평가받는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