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 후 주가 급락

급변하는 소비자 트렌드가 원인
아디다스·뉴발란스·아식스 등으로 눈 돌려

내년 실적 전망도 암울
“제품 재정비 돌입할 것”

나이키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주가가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이키가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주가가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이키의 시대는 끝났다?”

나이키의 주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27일(현지시각) 다소 저조한 수치의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2% 넘게 하락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앞으로도 나이키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나이키는 4분기(3~5월) 매출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26억 달러에 그쳤다는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전망(128억4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치다.

2024 회계연도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 늘어난 513억6000만 달러였다. 코로나19 확산기를 제외하면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더욱 큰 문제는 2025 회계연도(2024년 6월~2025년 5월) 실적 전망이다.

온라인 판매 둔화, 중국에서의 불확실성 증가, 예전과 달라진 소비자 트렌드 등을 이유로 매출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춰 잡은 것이다.

나이키 측은 주력 상품인 에어포스1 등 라이프스타일 부문의 실적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농구화·러닝화 실적도 부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이키가 미국 내 달리기 동호회를 통한 홍보를 축소하는 대신 한정판 운동화 등의 사업에 주력하면서 러닝화 부문에서 뉴발란스 등 경쟁업체들에 입지를 내줬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나이키가 가젤·사바 등 복고스타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디다스에도 점차 밀리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나이키는 혁신을 위해 판매 상품 규모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또 새로운 스타일의 제품 출시 등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매튜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이 정도 하락세를 회복시키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상품 라인을 정비하는 단기간은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