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 사진=SK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이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리는 그룹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했다.

부사장급인 최 본부장이 경영전략회의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경영 수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989년생인 최 본부장은 중국 베이징국제고, 미국 시카고대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하버드대 물리화학연구소와 국내 한 제약회사의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2015년~2017년에는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일했다.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 선임 매니저(대리급)로 입사했다. 2019년 휴직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2021년 7월 복직해 올해 1월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 팀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3월에는 장동현 SK(주) 부회장이 태스크포스(TF)장을 맡은 신약 개발 TF에 합류했다.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해 SK바이오팜의 사업개발과 전략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최 본부장이 최태원 회장의 세 자녀 중 처음으로 임원이 되면서 SK그룹내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차지했다. 최 본부장은 이번 SK 경영전략회의에서 최 본부장은 바이오 사업 관련 토론에서 의견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본부장은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이의 1남 2녀 중 장녀다. 최 회장의 세 자녀는 아직 보유한 그룹사 지분이 없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
BBC→ABC 전환 집중 토론…AI·반도체 투자금 조달 방안 논의도

이번 SK 경영전략회의에는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SK(주),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SK는 그룹 위기 상황을 고려해 회의 일정도 1박 2일로 늘렸고, CEO 간 토론이 일정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회의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특히 첫날에는 회의 종료 시각을 따로 정해놓지 않고 방향성이 도출될 때까지 '끝장 토론'에 나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경영진은 이번 회의에서 미래 성장사업 투자와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을 논의한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필두로 한 미래 성장사업 분야의 투자 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과 방법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SK그룹의 무게 중심을 '배터리·바이오·반도체(BBC)'에서 '인공지능(AI)·배터리·반도체(ABC)'로 바꾸는 것이 공통 주제로 알려졌다.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바이오와 수소, 친환경 사업은 무리한 확장보다는 중복 자산 매각, 운영 효율화에 방점을 두고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적자 늪에 빠진 배터리 계열사 SK온을 살리기 위한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하는 방안을 비롯해 SK온과 SK엔무브 합병,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 매각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I·반도체 사업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AI 시대를 맞아 향후 2~3년 간 HBM 등 AI 생태계와 관련된 그룹 보유 사업 분야에만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SK 경영전략회의 직전 미국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미국 빅테크 CEO들과 회동했다.

최 회장은 이들 CEO와 만난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흐름의 심장 박동이 뛰는 이곳에 전례 없는 기회들이 눈에 보인다"며 "모두에게 역사적인 시기임에 틀림없다. 지금 뛰어들거나, 영원히 도태되거나"라고 적었다. 글 말미에는 'Life goes on(삶은 계속된다)'을 덧붙였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