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너무 안팔려”...LG엔솔, 7조짜리 美 공장도 차질

미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 건설 중단

전기차 수요 둔화로 투자속도 조절
원통형 공장은 그대로 건설

기존 공장 라인, ESS로 전환 예정


재개 시점은 아직 미정

전기차가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엔솔)이 미국 애리조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장 건설을 잠정 중단했다. 착공을 시작한지 약 두달 만이다. 배터리업황 부진에 가동률이 떨어진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의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일부 전환하고 투자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계획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지난 4월 착공한 ESS 전용 생산 공장 건설을 최근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LG엔솔은 이 공장에 총 7조2000억원을 투입해 2026년 가동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같은 대규모 사업이 중단된 것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라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자 공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유럽과 미국 미시간주 공장 EV용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ESS 전용 공장 필요성이 시급하지 않다고 보고, 투자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애리조나주 ESS 공장 건설을 잠시 중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SS용 배터리 라인을 설치하는 데는 큰 비용과 기간이 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현재 운영 중인 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애리조나공장 투자 금액도 4조8000억원으로 3분의 1 가량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LG엔솔 관계자는 “예정된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생산 시설 운영을 최적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공장 건설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