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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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팀’을 신설하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인공지능(AI) 붐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HBM 개발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을 이날 실시했다.

신임 HBM 개발팀장은 고성능 D램 설계 전문가인 손영수 부사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HBM은 D램 여러개를 쌓아 만든 고성능 메모리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획기적으로 높아 AI 반도체의 연산 작업을 돕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메모리사업부 내에서 HBM 개발 조직을 운영해 온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에 흩어져 있던 HBM 관련 팀과 조직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발팀 신설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장이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된 지 약 한달만에 이뤄진 것으로, 조직 개편을 통해 AI 사업 영역에서의 고삐를 죄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HBM에서는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HBM 시장은 엔비디아·AMD 등 AI 프로세서 개발사가 메모리 업체들에게 HBM을 납품받는 구조인데, 삼성전자는 4세대 HBM3에서 SK하이닉스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다. 삼성전자는 5세대 HBM3E 이후 시장을 노리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가 진행 중인 가운데 HBM3E 8단 인증은 3분기, 12단 인증은 4분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어드밴스드 패키징(AVP) 개발팀과 설비기술연구소도 재편한다. 기존의 AVP 사업팀을 재편한 AVP 개발팀은 전영현 부문장 직속으로 배치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4조~5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S부문은 앞서 지난해에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15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