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미국 넥스트에라에너지에 공급할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제품인 삼성배터리박스(SBB) 1.5.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미국 넥스트에라에너지에 공급할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제품인 삼성배터리박스(SBB) 1.5.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삼성SDI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2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4501억원으로 23.8% 줄었고, 순이익은 3012억원으로 38.0%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4.8% 늘었으나 매출은 13.3% 감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혜택(AMPC)은 79억원이다.

사업부별로 보면 전지 부문 매출은 3조 8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1조 3972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1801억원)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5.4%를 기록했다.

중대형 전지 중 자동차 전지는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감소 등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다만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는 신재생 발전 및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의 수요 증가로 전력용 '삼성 배터리 박스(SBB)'와 고출력 UPS용 전지 판매가 확대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소형 전지 중 원형 전지는 고객의 재고 조정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장기공급계약에 기반한 일회성 보상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파우치형 전지는 전방 수요 둔화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5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01억원)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2.5%다.

편광필름은 고부가 대면적 TV용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반도체 소재는 주요 고객으로의 판매 확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됐고, OLED 소재는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IT용 신제품 진입 등으로 매출 감소를 최소화했다.

삼성SDI는 이날 열린 2분기 실적 발표 및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시장의 장기적 고성장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투자를 미루거나 축소하지 않고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다른 배터리 업체가 투자를 미루거나 축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김윤태 경영지원실 상무는 "올해 헝가리 법인 증설, 미주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 공장 건설 등 이미 확보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와 전고체 전지 및 46파이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하반기 수요 둔화 극복을 위한 매출 극대화,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구조 혁신, 시장 선도를 위한 미래기술 확보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하반기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 예상되지만 회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라며 “향후 시장이 턴어라운드 되는 시점에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