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독점 철퇴’ 맞은 구글...“美 국민의 역사적 승리”[위클리 이슈]
사진설명: 미국 뉴욕에 위치한 구글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수익을 냈다.”
구글이 미국 정부가 제소한 반(反)독점법 위반 소송에서 결국 졌다. 8월 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이같이 밝히며 미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최악의 경우 구글이 기업분할 명령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은 판결문에서 “구글은 독점 기업이며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사건 담당인 메흐타 판사는 판결문에서 “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의 검색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건 독점을 불법으로 규정한 셔먼법 2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셔먼법은 1890년 제정된 반독점법이다. 지난 100여 년간 독점 행위를 자행한 미국 대기업들에 수차례 칼을 겨눈 바 있는데 구글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020년 10월 구글이 검색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제소했다. 소송 과정에서 구글이 자사 검색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 막대한 자금을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구글은 2022년 한 해 동안에만 애플에 200억 달러(약 27조4000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결문에서도 “구글이 제조사에 거액을 지급하는 방식을 통해 스마트폰과 웹 브라우저 검색 시장을 독점했다”며 “이를 통해 경쟁에 대한 우려 없이 온라인 광고 수익을 올렸다”고 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이번 판결이 확정되자 “법 위에 있는 기업은 없다”며 “미국 국민의 역사적인 승리”라고 전했다.

물론 아직 최종적으로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구글은 즉각 반발하며 항소를 예고한 상태다.

만약 항소심에서 연방 대법원까지 미국 정부의 손을 들어줄 경우 구글의 강제 기업 분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법무부가 구글이 검색 사업 부문을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나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 등 다른 제품들과 분할하게 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구글이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