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국내서 추진하는 대형 양수 발전소 사업…‘신재생 미래 사업’ 박차
충북 영동군 상촌면 및 양강면 일원에 건설되는 영동양수발전소는 2030년 하반기 준공되면 500MW(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약 11만 가구가 매년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DL이앤씨는 5034억원에 달하는 상·하부 댐과 지하 발전소, 수로터널 등 토목공사를 맡았다.
양수발전은 심야시간대의 저렴한 전기나 신재생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로 하부 댐 물을 상부 댐으로 끌어올려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증가할 때 상부의 물을 하부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한다. 양수발전 설비는 수명이 40~60년에 달하고, 에너지 저장 용량이 크다.
DL이앤씨는 국내 건설사 중 최다 수력발전·댐 시공 실적을 보유한 노하우를 인정받아 이번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다. 물과 전기의 특징이 혼합된 양수발전소는 다른 시설물보다 더 높은 내구성과 안정성을 갖춰야 한다. 종합심사낙찰제 방식으로 발주된 이번 영동양수발전소 사업자를 선정할 때도 점수 산정 시 공사 수행능력과 시공 계획 등을 기준으로 한 기술점수 가중치가 80%에 달했다.
DL이앤씨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도 1억3900만달러(약 1900억원) 규모의 다목적댐 공사를 진행 중이며 이에 앞서 이란 카룬 댐, 파키스탄 굴푸르 수력발전소 등 다수의 대형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국내에선 바로 직전 공사인 예천양수발전소를 건설한 경험도 주효했다.
영동양수발전소는 상부 댐과 하부 댐을 연결하는 아파트 약 143층 높이인 430m의 수직터널을 건설해야 하는 고난도 공사다. DL이앤씨는 암반에 약 0.3m의 구멍을 만들어 커터(칼날)이 장착된 수직 터널 굴착기를 삽입하고, 이를 회전시켜 암반을 뚫는 ‘RBM(Raise Boring Machine)’ 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으면서 양수발전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전기 저장 능력’을 갖춘 양수발전을 통해 밤낮 또는 날씨에 따라 수급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부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1.75GW(기가와트) 규모의 양수발전소 신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기술과 품질, 안정성 등을 까다롭게 검증하는 한수원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만으로도 DL이앤씨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검증됐다”면서 “이번 수주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양수발전’ 사업에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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