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0% 동결” 한은, 경제성장률 2.4%로 하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최근 집값과 가계대출이 다시 뛰는 가운데 너무 일찍 기준금리까지 낮추면 자칫 부동산·금융시장 불안의 부작용이 이자 부담 경감 등에 따른 경기 회복 효과보다 클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하반기 두 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했다.

그동안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0.25%p 올리면서 통화정책의 키를 긴축 쪽으로 틀었다. 이어 같은 해 11월 2022년 1·4·5·7·8·10·11월과 2023년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등 모두 3.00%p 높아졌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지난해 2월 동결로 깨졌고, 이후 13차례 연속 동결로 3.50% 기준금리가 작년 1월 13일부터 이날까지 1년 7개월 9일 동안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장기간 동결이다.

금리 인하에 대한 정부·여당의 압박과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 금통위가 이날 다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피벗을 미룬 것은 무엇보다 불안한 부동산·금융시장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6월보다 0.76% 올랐다. 2019년 12월(0.86%)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여기에 가계대출 증가세도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4일 기준 719조 9178억원으로, 이달 들어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4조 1795억원 더 불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동결 직후 “통화정책 방향 전환 상황은 조성됐지만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협 요인이 많아 언제 전환할지는 불확실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경고 한 바 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함께 발표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4%로 낮췄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으로 둔화 추세를 보일 거란 전망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