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가댓 지음 | 강주헌 역 | 한국경제신문 | 2만2000원현대 사회를 일컬어 ‘불안의 시대’라고 해도 될 만큼 우리는 부정적 요소들에 의해 노출되어 있는 삶을 산다. 무분별한 매스 미디어(영화, 인터넷, 방송, 신문, 유튜브, SNS 등)의 영향,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들이 난무한 가운데 자신도 모르게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불안, 걱정, 후회라는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불편했던 기억을 되새김질하며 끝없이 후회하는 사람, 아주 작은 일에도 크게 걱정하는 사람, 자기감정을 들여다보기가 두려워 회피하는 사람 등. 이 중에 어느 하나라도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 이 책을 주목해야 한다.
2014년 갑작스러운 아들의 죽음을 겪은 뒤 불행을 통한 행복의 역설을 깨닫고 삶의 영감을 받아 그때부터 지금까지 10년간 행복 모델을 전파하는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구글 출신의 공학자 모 가댓. 그가 현대 사회에서 자꾸만 이어지는 불행한 생각들을 극복하고 행복을 찾기 위해 우리의 뇌를 재훈련하는 방법을 실용적으로 안내하는 새로운 행복 가이드북을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아들에 대한 상실과 아픔을 극복하고 써내려간 전작 ‘행복을 풀다’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일상에서 행복을 되찾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실천하며 깨달은 내용들을 새롭게 업그레이드하여 선보이는 완결판이라 그 의미를 더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생각’과 ‘행복’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기계를 수리하려면 먼저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하듯이 불행을 고치려면 불행을 야기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X의 신규사업개발총책임자(CBO)를 역임할 정도로 세계적 기업 구글의 핵심 브레인이었던 저자는 머릿속에 끝없이 반복 재생되며 거짓되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자신을 끌어내리는 작은 목소리에 시달리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한다. 생각 속에 깊이 뿌리 박혀 있었던 그 목소리는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고 오랫동안 일하라며 다그쳐왔고 그를 점점 불행하게 만들었다. 그는 이처럼 잘못된 믿음과 관념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우리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바로 이러한 ‘생각’이라는 것을 여러 연구와 경험을 통해 알아낸다.
실제로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가혹한 상황보다 우리 머릿속의 작은 목소리가 우리 기분과 감정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저자는 ‘내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에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는가?’ 반문한다. 자꾸만 불행을 부르는 생각의 패턴을 끊어내고 바꾸는 연습을 하면서 머릿속에서 재생산되는 목소리를 다스리는 법을 찾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시작될 수 있음을 다양한 방법들로 알려준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뇌는 정교한 컴퓨터 시스템과 다르지 않다. 우리 뇌의 움직임은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예측 가능하며 우리가 지시한 것만을 수행한다. 따라서 우리 뇌를 긍정적으로, 유익한 방향으로 생각하도록 훈련시키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전문성과 신경과학과 뇌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매우 명쾌하고 설득력 있게 독자들에게 정신적 과정을 재구성하도록 돕는 연습을 제공한다. 책 곳곳마다 셀프 워크북 형태의 구체적인 지침들을 수록해 일상에서의 적용을 독려하고 있어 매우 유용하다.
이 책을 통해 현대 생활이 주는 스트레스와 두려움, 편견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부정적인 목소리를 구분하고 우리 뇌를 행복한 상태로 재프로그래밍하는 훈련법들을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꾸만 불안이 우리 인생의 운전대를 잡지 않도록, 행복이 우리의 기본값이 되도록 우리 뇌를 재설정할 때 나 자신은 물론 다른 이들도, 이 세상도 좀 더 행복한 곳으로 변해갈 것이다.
이혜영 한경BP 출판편집자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