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들 싸우겠네” 국민연금 27년만에 인상, 세대갈등 ‘시한폭탄’ 되나
정부가 재정절벽이 우려되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청년층과 장년층 모두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칫 이번 인상안이 세대를 갈라치는 갈등요소로 부상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4일 정부는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리고 대신 소득대체율을 42%로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놨다.

내년 기준 50대인 가입자는 매년 1%포인트, 40대는 0.5%포인트, 30대는 0.3%포인트, 20대는 0.25%포인트 인상하는 방식이다.

다만 야당 지지세가 많은 중장년층의 불만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에 만 나이 50세가 되는 1974생 직장인 A씨는 “우리 세대야말로 나라에서 현재 청년들에게 주는 각종 수당이나 혜택을 단 한푼도 받지 못하고 청년기를 보냈다”며 “현재도 조세 부담이 가장 큰 4050 세대에게는 극약처방과 같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동안의 정치 외 경제적인 사안에서의 세대갈등은 주로 경제적 부를 축적하지 못하거나 본인 소유의 부동산을 갖지 못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개혁안으로 중장년층까지 갈등의 소용돌이로 진입하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지점이다.

정부는 연금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기대 여명이나 가입자 수 증감을 연금 지급액과 연동해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의 도입도 검토한다. 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을 넘어서는 시점, 기금 감소 5년 전, 기금이 감소하는 시점 등 재정 위험도에 따라 지급액을 달리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한편 기초연금은 2026년 저소득층부터 40만원으로 10만원 인상한다. 또 의무가입 연령을 59세에서 64세로 늦추는 방안도 고령자 계속 고용과 함께 논의될 방침이다.

특히 퇴직연금 가입을 규모가 큰 사업장부터 의무화하고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통해 개인연금 가입을 권장한다는 복안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