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시 제공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 용산구 이촌2동에 있는 중산시범 아파트(이하 중산시범) 재건축 논의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1970년도에 준공된 이 아파트 소화전에는 ‘내무부(현 행정안전부)’라는 표기 있을 정도로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강바람을 맞으며 위태롭게 서 있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중산시범은 총 6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계단식 아파트로 각 동마다 6층 구조로 돼 있다. 비슷한 연식의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재개발 논의가 추진되고 있지만 이 아파트는 요지부동이었다.

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노른자 자리지만 집주인들이 건물만 소유하고 있고 토지는 서울시 소유로 돼 있는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자칫 흉물로 전락할 뻔 했던 곳이지만 서울시가 주민들에게 토지를 팔기로 하면서 재개발 사업에 한줄기 빛이 들어왔다. 이 아파트는 현재도 MZ세대들에게 ‘불꽃축제 명당’ 으로 알려질 정도로 입지가 좋다.

고층으로 들어서면 집에서 한눈데 여의도 63빌딩 인근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이른바 ‘뷰 맛집’
이다.

서울시는 공유재산심의회를 거쳐 총 4695.5㎡ 부지 가격으로 1091억9705만원을 책정해 용산구에 통보했다. 한평(3.3㎡)당 약 7700만원 선이다. 인근 재개발 구역의 토지 가격 호가가 3.3㎡당 1억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다.

시유지를 시가 매각해 재건축에 나선다면 이번 중산시범이 첫 사례다. 전체 소유주 중 75%, 동별 50% 이상 토지매매계약 요청이 접수되면 토지소유권 이전 작업이 시작된다고 알려졌다.

아직 토지를 매입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중산시범은 포털사이트 부동산 가격정보 기준으로 전용면적에 따라 9억원에서 12억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애물단지로 전락할뻔했던 중산시범이 논란을 딛고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