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면적 84㎡ 전세 9~10억원 선, 11월 입주 앞두고 역전세 대란 우려

서울 소재 공인중개사무소에 주택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소재 공인중개사무소에 주택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입주를 두 달여 앞둔 1만2000가구 규모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이 ‘역전세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유주택자 전세대출을 중단한 가운데, NH농협은행을 비롯한 일부 금융기관은 분양대금을 완납한 주택에 대해서만 신규 전세대출을 실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금을 받아 입주 잔금을 마련하려 했던 ‘올림픽파크 포레온’ 수분양자들의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022년 말 최초 분양한 올림픽파크 포레온 분양 계약자들은 계약금 20%를 낸 뒤 지난달 22일까지 총 6회까지 중도금 대출을 받았다. 앞으로 입주를 하려면 분양대금 중 중도금 대출을 상환하고 남은 잔금 20%를 추가 납부해야 한다.

해당 단지 전용면적 84㎡ 타입 분양가격은 13만원 선으로 기존에 납부한 계약금 외에 10억원 가량의 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같은 면적 전세 호가는 9억원에서 10억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입주가 어려운 일부 수분양자들은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는 대신 세입자로부터 보증금을 받아 잔금과 중도금을 납부하는 자금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2월 시행된 부동산 규제로 인해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비롯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는 수분양자에게 2년~5년 사이 실거주 요건이 적용된다. 그런데 올해 이 실거주 요건이 3년간 유예되면서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어려운 수분양자들의 숨통이 트였다.

그러나 그만큼 전세물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갑작스런 대출규제로 인해 전세 물량 대비 수요가 적은 일명 ‘역전세난’이나 보증금을 전세보다 낮추는 대신 일정액을 월세로 지급하는 ‘반전세’가 증가할 전망이다.

전세가 빠지지 않아 집주인이 급박하게 실거주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자금 마련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기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가산금리를 더 높인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주택담보대출이 적용돼, 주담대 대출한도가 낮아질 전망이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주담대 등에 대해 금리가 높아질 것을 우려해 기존 원리금에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한도를 정하는 대출규제 방식이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