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강남점, 고객 취향 고급화 앞장
초고가 리빙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

'매출 1위' 신세계 강남점만 할 수 있는
럭셔리 리빙 전략…고객 니즈 맞춘다

사진=최수진 기자
사진=최수진 기자
‘인도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카펫.’ 이 브랜드의 모든 제품은 사람 손을 거친다. 대대손손 물려줄 ‘예술 작품’처럼 여겨질 수 있도록 더 촘촘하고 견고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브랜드의 철칙이다. 이로 인해 하나의 카펫이 탄생하기까지 최대 6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가격은 최대 수억원에 달한다.

그 주인공은 ‘자이푸르 러그(Jaipur Rugs)’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서 팝업 형태의 전시를 통해 이 브랜드를 소개했다. 신세계 강남에서 럭셔리 리빙의 모든 것을 다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리빙에 대한 관심은 ‘가구’로 시작된다. 접근성이 높고 살면서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사를 할 때 가구를 바꾸거나 인테리어를 새로 하면서 그에 맞는 제품을 고르기도 한다.
사진=최수진 기자
사진=최수진 기자
그래서 럭셔리 리빙은 필수품이 아니다. 안 사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것이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가구로 시작된 리빙에 대한 관심은 고급 식기로 이어지고 조명을 거쳐 카펫으로 끝난다는 말이 있다. 명품 브랜드에서 식기와 조명, 카펫 등을 판매하는 것도 이들 제품군이 리빙 분야의 명품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테리어용 천을 뜻하는 ‘카펫’은 그중에서도 초호화 제품으로 꼽힌다. 세계 최고급 호텔이 카펫을 바닥재로 사용하는 이유 역시 호화로움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그중에서도 ‘인도 카펫’은 16세기 고대 인도부터 생산된 오랜 전통이 있는 만큼 유럽의 명품과 같은 위상을 지닌다. 또한 인도는 세계 최대 수제 카펫 생산국이기도 하다.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에 인도 최대의 핸드메이드 카펫 브랜드인 자이푸르 러그를 선보인 것은 최고급 취향의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자이푸르 러그는 1978년 설립된 인도 최대 수제 카펫 제조 회사다. 기계식 생산 없이 인도 전역의 4만 명 직조 장인들이 2500여 개의 전통 방식으로 전 공정을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직조와 염색부터 카펫 패턴에 입체적인 효과를 주는 공예 작업까지 수작업으로 이뤄져 모든 상품이 개성 있고 희소가치가 높다. 가격대는 수억원에 달하는 제품도 많다. 신세계가 직수입한 제품 가운데 가장 고가는 8000만원 정도다.

카펫 문화는 유럽이나 북미 시장에서 대중화됐다. 반면 한국은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거나 해외에서 장기 체류한 이들 정도가 사용한다. 바닥 난방을 하는 ‘온돌 문화’ 특성상 카펫을 깔지 않아도 따뜻하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에서 초고가 카펫이 많이 팔리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신세계는 그럼에도 초고가 카펫인 자이푸르 러그를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에서 한발 더 나가야 차별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또 점포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VIP 고객들의 높아진 안목을 충족시켜주고 선택지를 넓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 전 세계 백화점 가운데 ‘매출 1위’ 점포다. VIP 고객들이 한 해에 이 점포에서만 1조5000억원을 지출한다는 뜻이다.
사진=최수진 기자
사진=최수진 기자
초고가 리빙은 가죽소품, 의류, 시계 등과 함께 VIP 고객들의 주된 관심사이기도 하다. 신세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카펫과 초고가 가구의 연관 구매율은 2023년 21%에서 올해 24%로 늘었다. 또 신세계백화점의 럭셔리 리빙 매출은 같은 기간 34.4%에서 37.7%로 증가했다. 강남점은 앞서 지난 6월 프랑스 도자기 브랜드 ‘베르나르도’ 매장을 열면서 업계 최초로 ‘그릇계 에루샤’로 불리는 바카라, 베르나르도, 크리스토플 세 브랜드를 모두 갖춘 점포가 되기도 했다.

자이푸르 러그는 리빙 제품보다는 ‘예술품’으로 여겨진다. 모든 제품을 손으로 만들어 동일한 디자인이 하나도 없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는 더 오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고품격의 리빙을 원하는 일부 고객들은 자이푸르 러그를 예술품 사듯 수집하기도 한다.

10월 2일까지 열리는 신세계백화점의 이번 팝업은 고가 가구와 테이블웨어 등에 이어 럭셔리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아이템으로 ‘핸드메이드 카펫’을 제안하고 있다. VIP 고객들의 취향을 한 단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다른 백화점은 시도하지 못할 브랜드 입점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자이푸르 러그를 선택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하이엔드 인테리어 트렌드를 보면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가구와 소품이 더욱 고급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깔아놓기만 해도 예술 작품 같은 존재감을 뿜어내는 자이푸르 러그를 소개해 주거 공간을 특별하게 만들고자 하는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10월 2일까지 강남점 9층 리빙 전문관에서 ‘더 럭셔리 러그 하우스’ 팝업스토어를 열고 예술적인 디자인과 고품질을 자랑하는 자이푸르 러그를 직수입해 소개한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