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떠나는 20·30 공무원 급증
터무니없이 낮은 월급에 못 견뎌
8년 만에 파격 보수 인상도 역부족
“여전히 최저임금보다 월급 낮아”

 지난 7월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열린 공무원 임금인상 쟁취 총궐기대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열린 공무원 임금인상 쟁취 총궐기대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공직을 떠나는 20~30대 젊은 공무원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일반 기업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월급이 이들이 공무원을 그만두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21일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국회의원(대전 대덕)이 인사혁신처와 각 지자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자. 지난해 재직기간 3년 미만 공무원 중 퇴직 인원은 총 8773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는 퇴직 공무원 수가 4099명이었는데, 불과 5년 사이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20~30대 젊은 공무원의 의원면직이 증가하고 있다. 20대 일반직 국가공무원의 의원면직은 2020년 543명에서 2022년 657명으로 늘었다. 2023년에는 593명으로 전년 대비 다소 줄었으나 증가세는 여전하다. 30대 일반직 국가공무원 의원면직은 2020년 1006명에서 2023년 1264명으로 늘었다.

청년 지방공무원 의원면직 현황은 더 심각하다. 서울은 20대 공무원의 의원면직 인원이 2020년 153명에서 2024년 283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강원은 2023년에는 20대 118명, 30대 131명이 공직을 떠났다. 부산지역도 30대 공무원의 의원면직 인원이 2020년 58명에서 2024년 112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공무원 채용 경쟁률도 31년 만에 최저재직 5년 미만 지방공무원의 퇴직자는 2019년 6500명 수준에서 지난해 1만3566명으로 늘었으며, 5년~7년 차 퇴직자도 같은 기간 684명에서 2050명으로 세 배 이상 많아졌다.

젊은 공무원이 퇴직을 결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월급’이다.

9급 초임 공무원이 급여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200여만 원 수준이다. 세금 등을 떼고 나면 손에 쥐는 금액은 150여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경직된 조직문화, 끊이지 않는 악성 민원 등이 이들이 떠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렇다 보니 공무원 공채 경쟁률도 떨어지고 있다.

예컨대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 채용 시험의 평균 경쟁률은 22.8 대 1로 31년 만의 최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2025년 공무원 보수를 8년 만에 최대 인상률인 3% 올리기로 했다. 그간 공무원 보수는 2018년 2.6%, 2019년 1.5%, 2020년 2.8%, 2021년 0.9%, 2022년 1.4%, 2023년 1.7%, 2024년 2.5% 인상률을 기록했다.

일반직 9급 1호봉 세전 연봉이 처우 개선율(3.0%)만큼 오른다고 가정하면 올해 3010만원에서 내년 3100만원으로 90만원 오른다. 기본급으로는 월 187만7000원에서 193만3000원으로 5만6000원 높아진다.

나름의 파격 인상이지만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1만30원)을 월 209시간 근로 기준으로 환산한 월급 209만6270원에는 못 미친다.

최근 이어지는 고물가를 감안하면 이번 공무원 보수 인상률로도 젊은 공무원의 퇴사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사혁신처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낮은 연차 공무원 보수의 추가 인상을 검토하는 중이다. 인사혁신처는 연말에 공무원 봉급표를 확정한다.

박 의원은 “일선 청년 공무원들의 조기퇴직 문제가 계속해서 지적됐으나 개선되는 기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는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방편이 아니라 공직사회의 미래가 걸려있는 일이라는 위기의식 아래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