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옥./뉴스1
네이버 사옥./뉴스1
중동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네이버가 올해 안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총괄 법인(가칭 NAVER Arabia)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사우디아리비아가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RHQ(Regional HQ)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우선 첨단 기술 분야의 대규모 국책과제들에 함께 협력하는 한편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 개별 사업 단위별 합작법인 설립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사우디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의 파트너로 참여 중인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MOMAH)와 국립주택공사(NHC) 등과 함께 합작법인을 구성하는 식이다.

디지털 트윈에 이어 ‘소버린 AI’ 구축에 있어서도 사우디와 본격적인 협력이 시작된 만큼, 팀네이버의 기술 기반 B2B 사업이 중동 지역에서 먼저 글로벌 외연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팀네이버는 지난 12일 GAIN 2024에 참석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AI 분야를 주관하는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 MOU를 체결하고,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로봇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폭넓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동은 네이버가 미래를 걸고 있는 시장이다. 라인과 웹툰이 썼던 글로벌 성공신화에 또 한번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최수연 대표는 2021년 취임 한 달 만에 ‘네이버 3.0’을 목표로 내걸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네이버 3.0은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서 2027년까지 매출액 15조원, 글로벌 사용자 10억 명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네이버의 글로벌 성장 첫 단계인 1.0은 일본을 중심으로 전 세계 사용자 2억 명을 넘긴 메신저 앱 ‘라인’이 이끌었다. 2.0은 웹툰이 일본, 북미, 유럽 시장을 장악하며 쓴 성공기다. 3.0의 키워드는 AI와 디지털트윈, 클라우드 등 네이버의 핵심 기술력 그 자체다. 지난 12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 손잡고 아랍어에 기반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나서는 등 성과가 하나씩 나오고 있다.

이해진 GIO, 최수연 대표,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 등 주요 경영진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방문해 핵심 인사들을 만나며 중동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 세 번째 글로벌 AI 서밋(GAIN 2024)에도 이 GI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팀네이버는 방문기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상무부 장관, 투자부 장관, 데이터인공지능청장 등 정부 핵심 관계자들 외에도 나빌 알누아임(Nabil Al-Nuaim) 아람코 수석부사장, 모하메드 알부티(Mohammad Albuty) NHC CEO, 후사인 사즈와니(Hussain Sajwani) DAMAC 창업자 등과도 만남을 가졌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