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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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빈층 노인이 사실상 정부의 기초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 중 기초연금을 동시에 받는 노인은 67만5000여명으로 이 중에서 기초연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생계급여를 깎인 노인이 67만4639명으로 99.9%에 달했다.

기초연금·생계급여 동시 수급 노인은 거의 모두 감액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노인이 삭감당한 생계급여액은 2024년 기준 월평균 32만4993원으로 올해 기초연금 최고 지급액인 월 33만4810원의 97.1%에 이르렀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보충성의 원칙’과 ‘타급여 우선의 원칙’의 이유로 기초연금액만큼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에서 깎이기 때문이다.

‘보충성의 원칙’은 소득이 정부가 정한 기준액보다 적으면 부족한 만큼 생계급여로 보충해준다는 것이다.

‘타급여 우선의 원칙’은 생계급여 신청자가 다른 법령에 따라 보장받을 수 있는 경우 기초생활보장 급여보다 우선해서 다른 법령에 따른 보장을 먼저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에 기초연금법에 따라 기초연금을 받으면 공적 이전소득으로 잡혀서 생계급여를 받는 기준이 되는 ‘소득인정액’이 올라가게 되고, 그러면 기초연금을 받은 액수만큼 생계급여 지원액이 깎인다.

이처럼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연계해서 생계급여액을 깎는 방식으로 말미암아 극빈층 노인은 사실상 기초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김선민 의원은 “‘줬다 뺏는 기초연금’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문제 제기돼 왔다”며 “이번 연금개혁을 통해 반드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초연금은 기존의 기초노령연금을 확대 개편해 2014년 7월부터 도입됐다.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세금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노후 소득 보장제도이다. 기초연금은 신청주의를 따르기에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