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알바 강제 추행한 60대 편의점주 "월급 더 줄게" 무마
20대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뒤 월급을 올려주겠다며 사건을 무마 또는 회유하려 한 60대 편의점 업주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민지현 부장판사)는 강제추행과 유사 강간 혐의로 기소된 ㄱ(61)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고 3일 밝혔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5년간 취업제한 명령 등 보안처분도 원심을 유지했다.

원주시 한 편의점 업주인 ㄱ씨는 지난해 8월 13일 새벽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짐을 챙기는 20대 ㄴ씨에게 다가가 갑자기 신체 여러 곳을 만지고 옷을 강제로 벗기려고 하는 등 유사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8월 20일 새벽 노래방과 택시 뒷좌석에서도 ㄴ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와 함께 같은 달 28일 편의점에서 근무 중인 ㄴ씨를 강제로 등 뒤에서 껴안고 양손으로 몸을 만진 혐의도 더해졌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는 ㄴ씨를 집에 데려다준다고 하면서 강제로 손을 잡고 "보는 사람 없어, 한 번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범행을 저지른 ㄱ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알고 ㄴ씨에게 "월급을 올려주겠다"며 자기 잘못을 경제적 보상으로 무마하려 한 사실이 수사와 재판을 통해 드러났다.

1심은 "자신보다 40살 어린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고 유사 강간한 것으로 죄질이 나쁘다"며 실형을 내렸다.

원심형이 무겁다는 ㄱ씨의 주장을 받아들인 항소심 재판부에서도 "피고인과 피해자 간 관계에 비춰볼 때 죄질이 나쁘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며,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은 이미 원심에서 반영한 내용으로, 항소심 들어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