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금융권 이어 대부업체들도 대출 조이기에 나서
불법사금융 찾는 이용자만 4년 새 30만명 증가

서울 시내에 부착된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부착된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최근 1·2금융권에 이어 서민의 마지막 급전 창구로 불리는 대부업마저 신용대출을 조이면서 서민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불법사금융 피해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19일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금융권별 채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대부업권 대출 잔액은 지난 7월 말 기준 22조7888억원으로 지난 2021년 말(30조4108억원)과 비교해 25%(7조6219억원)가량 줄었다. 법정 최고금리(20%) 상한으로 인한 자금조달 부담에 고금리 기조가 겹치며, 역마진을 우려한 대부업권이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을 좀처럼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부업은 금융위원회가 정한 법정 최고금리에 따라 연 20% 금리 내에서 사업을 영위한다. ‘불법사금융’과는 차이가 있다. 불법사금융은 법정 최고금리를 지키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지난 9월 금융위원회는 국민 경각심을 강화하기 위해 ‘불법사금융 척결 및 대부업 제도 개선방안 방안’을 발표하고 ‘미등록대부업자’ 명칭을 ‘불법사금융업자’로 변경했다.

대부업 이용자 수도 줄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부업 이용자 수는 동기간 72만8000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6월 말 84만8000명 대비 12만명(14.2%) 감소했다. 2021년만 해도 대부업 이용자 수는 112만명에 달했지만, 이후 지속해서 감소했다.

하지만 제도권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이들은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학회가 지난 8월 발표한 ‘우리나라 서민금융의 현황과 발표’를 보자. 2021년 대부업체에 대출을 신청한 104만7000명 가운데 69%인 72만7000명이 대출 승인을 거절당했다.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된 이듬해인 2022년에는 111만명 중 78%인 86만 10000여명이 대출받지 못했다.

불법사금융 이동 인원수는 2020년 2만7000명에서 2022년 3만3000명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서민금융진흥원도 6월 발표한 ‘저신용자(대부업·불법사금융 이용자) 및 우수대부업체 대상 설문조사 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대부업체에서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한 저신용자(6~10등급)가 최소 5만3000명, 최대 9만1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급전을 구할 방법이 없어 불법사금융을 이용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77.7%에 달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불법사금융 시장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금감원의 2017~2022년 불법사

금융 시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52만명으로 추산되던 불법사금융 이용자 수는 2022년 82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