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제조된 에코백스 로봇청소기 ‘디봇 X2s’가 미국 곳곳에서 'FXXK'과 같은 욕설을 하고 반려견을 쫓아가 공격하는 듯한 행동을 보여 이용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해당 로봇청소기를 사용 중이던 변호사 다니웰 스웬스씨는 로봇청소기에서 처음에는 고장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로봇청소기를 연동한 애플리케이션과 리모컨, 카메라 등이 갑자기 오작동을 일으켰다.
로봇청소기에서 ‘Fxxk’과 같은 욕설과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다. 스웬슨씨가 로봇청소기와 연동된 애플리케이션을 살펴본 결과 라이브 카메라 피드와 원격 제어 기능 등이 해킹당한 흔적이 발견됐고, 급히 비밀번호를 바꿨다.
특히 그는 로봇청소기가 마음대로 집안을 휘젓고 다니는 한편, 10대 자녀가 알몸으로 샤워를 하던 화장실 앞에 빤히 (로봇청소기가)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미네소타에서 뿐 아니라 텍사스와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이같은 사례가 접수됐다. 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를 사용하는 가정집에서는 가족과 반려견을 로봇청소기가 쫓아다니며 위협을 가했다고도 했다.
뉴욕포스트는 얼마나 많은 중국산 로봇청소기 제품이 해킹을 당했고, 해커가 누구인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의 음란물 사이트에서 중국산 IP캠으로 찍은 사생활 동영상이 대거 유통되거나 폐쇄회로(CC)TV 기능이 있는 중국 제품이 해킹 프로그램에 뚫리며 중국 기업 제품들의 보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에코백스의 해킹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다. 지난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데프콘 해킹 컨퍼런스’에서 보안 연구원인 데니스 기스와 브레일린은 에코백스 로봇이 해킹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여러 에코백스 로봇을 분석한 결과 블루투스로 로봇을 해킹하거나 원격으로 마이크와 카메라를 몰래 켜는 데 악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에코백스측은 미국에서 실제 해킹 당한 사례가 보도되자 해당 결함을 인정하며 오는 11월 해당 기기를 업그레이드해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