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조사
6대상권 모두 메디컬 업종 매출 증가
외국인 관광객 메디컬 수요 급증

명동 거리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서범세 기자
명동 거리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서범세 기자
명동, 홍대, 청담 등 서울 6대 상권이 모두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매출을 회복했다. 일등공신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서울을 찾은 외국인이었다. 6대 상권 모두 메디컬 매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증가해 상권 전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간한 '2024 서울 가두상권 리포트'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했던 2023년에 비해 2024년 서울 리테일 시장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서울 6대 가두상권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상반기 기준 전 권역의 매출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상반기와 같거나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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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건 메디컬 업종의 상승이었다. 각 상권마다 업종별로 회복 여부는 차이가 있었찌만 메디컬 업종은 6대 상권 모두 매출이 증가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은 외국인은 60만5768명으로 2022년 대비 2.4배 증가했다. 외국인 환자 절반 이상은 피부과, 성형외과를 찾았고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은 '메디컬의 메카'인 서울 강남구로 나타났다.

명동은 지난해까지 매출 회복률이 70%대에 머물렀으나, 관광객 귀환에 힘입어 올해 큰 폭으로 매출이상승했다. 특히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메디컬과 숙박 관련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자료=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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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은 전체 매출 중 메디컬 업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메디컬만 유일하게 팬데믹 이전 대비 매출이 증가해 다른 업종의 매출 감소분을 상쇄했다.

가로수길은 최근까지 공실률이 증가한 것과는 달리 매출은 전년 대비 올랐고, 청담 상권은 엔데믹 기저 부담과 경기 둔화, 한남, 성수 등으로 소비 채널이 분산하면서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실률 회복세 역시 지역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 6대 상권의 2024년 2분기 평균 공실률은 전년 동기 대비 0.4%p 감소한 18.3%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시기 50%를 넘었던 서울 명동 상가 공실률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자료=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새로 문을 연 매장도 명동에 가장 많았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측은 “룰루레몬과 무신사스탠다드 등을 비롯해 최근까지 비어있던 소형 공실도 화장품·잡화점 등으로 채워져 가장 많은 수의 신규 점포가 확인됐다”며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이 같은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위는 홍대로, 명동의 절반 수준의 외국인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홍대 또한 전년 대비 약 7배 많은 외국인 방문객이 방문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모든 상권이 동일한 회복세를 보이진 않았다. 가로수길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공실률이 소폭 상승했다. 한남, 성수, 도산공원 등으로 유동인구가 분산되면서 상권의 전반적인 활기가 다소 하락했다.

가로수길 메인 도로를 중심으로 공실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이면 상권인 세로수길은 여러 임대 활동이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측은 "청담은 공실률이 소폭 상승했으나, 여러 브랜드가 새롭게 오픈을 준비하고 있어 추가적인 회복이 예상된다"며 "청담은 명품 브랜드가 선호하는 지역으로 여전히 높은 수요를 보이며 상권의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