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1]은 미국의 과거 기준금리 및 내년 9월까지의 전망치를 보여주는데 9월 6일 기준 전망치(붉은 선) 대비해서 10월 28일 전망치가 크게 상향되었음을 알 수 있다. 즉 금융시장은 9월 초 경기둔화 가능성을 우려해 급격한 금리인하를 예상했으나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불과 두 달이 지나지 않은 10월 말에는 훨씬 완만한 인하를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약화되고 있지만 [표2]에서와 같이 유동성 환경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2023년 내내 (-)를 기록했던 전년 동월 대비 통화량 M2 증가율(남색 선)은 올해 4월 (+)로 돌아선 이래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금리뿐 아니라 주식, 회사채, 단기자금 등 금융시장 전반의 완화 정도를 나타내는 시카고 금융환경지수(붉은 선)는 2022년 말 이래 하락 중으로 금융환경 완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식 및 회사채 시장의 호조로 인해 그간의 높은 기준금리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체감하는 자금조달 여건은 나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통화량 증가와 금융환경 완화 관련해서 최근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0월 29일 ETF 가격 기준으로 금은 연초 이래 33% 상승하여 22% 상승한 S&P500의 수익률을 넘어서고 있다. 금 가격은 대부분 통화량의 대폭적인 증가에 선행 또는 동행해서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최근 급등하는 금 가격을 보면 향후 통화량의 빠른 증가와 이에 따른 물가상승폭의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할 수 있다.
[표3]은 최근 20년의 실질금리와 금 가격을 보여주며 두 지표는 대체로 역관계를 보여왔다. 실질금리는 10월 28일 기준 내년 9월까지 미국 기준금리 추정치(Fed워치)에서 향후 1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 2.7%(미시간대 서베이)를 뺀 수치를 사용했다.
금리인하 전망이 약화되고는 있으나 인하라는 방향성에는 당분간 변함이 없어 보인다. 또한 최근 경기회복세와 함께 미국 대선 이후 경기부양 가능성까지 생각하면 물가상승률도 높아져 실질금리의 지속적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연초 이래 금 가격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실질금리 하락과 풍부한 시중 유동성 상황을 감안하면 금 투자의 장기적 매력은 여전하다 볼 수 있다. 분산투자뿐 아니라 수익성 차원에서도 금 투자를 시작할 시점으로 보인다.
오대정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고문(C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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