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븐일레븐, 비상장 전환 위한 MBO 검토
세븐일레븐 모회사 세븐앤아이홀딩스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MBO(Management Buyout)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BO는 경영진 주도의 기업 인수로,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매수해 회사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13일 재팬타임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세븐앤아이홀딩스는 회사의 부사장 겸 대표이사인 이토 준로측으로부터 매수 제안을 받았다. 이토 준로는 세븐앤아이의 창립자 가문의 일원이다.

세븐앤아이의 MBO 추진은 캐나다 쿠시타르의 인수 제안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캐나다 최대 편의점 및 소매 유통 기업 알리멘타시옹 쿠시타르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다. 세븐앤아이는 인수 금액(385억 달러, 약 54조 원)이 너무 낮게 책정됐다며 제안을 거절했다.

이후 쿠시타르는 제안 금액을 9월 주가보다 약 20% 높은 470억 달러(약 65조 원)로 상향 조정했다. 세븐앤아이는 주주들의 이익을 고려하면 더 이상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워져 MBO를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공개 전환 시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하고, 주주들의 자산 매각 압박 및 쿠시타르의 인수 제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븐앤아이는 최근 몇 년간 행동주의 펀드 주주들로부터 세븐일레븐의 분사와 매각에 대한 압력을 강하게 받아왔다. 이에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회사가 장기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설득해 왔다.

블룸버그는 MBO가 실현되면 회사 가치는 약 9조 엔(8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MBO 사례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거액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븐앤아이는 이토추상사와 세븐앤아이 창업 가문 및 기존 투자자들에 3조 엔을 투자받고, 추가로 일본의 3대 은행(미쓰이 스미토모, 미쓰비시 UFJ, 미즈호)에서 6조 엔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창업 가문과 투자자들의 동의, 대출 승인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세븐앤아이 스티븐 데이커스 이사는 “잠재적 주주가치 실현을 위해 모든 선택지를 객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