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18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에 공문을 보낸 것은 맞다"면서도 "내용은 구체적으로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는 지난 11일 당원 게시판에 비방글을 쓴 '한동훈'이라는 이름의 작성자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틀 뒤 오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당원 게시판에 해당 이름으로 작성된 글에는 "윤석열은 재활용 안되는 오물", "건희는 개목줄 채워 가둬야", "미친 영부인 무당 같다" 등의 윤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게재됐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게시자 이름이 성을 제외하고 익명 처리되지만, 최근 전산 오류로 '작성자명'을 검색할 때 실명이 노출됐다.
이에 일부 유튜버가 한 대표와 가족의 이름으로 작성된 게시글을 공개했고, 일각에서 한 대표가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작성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 원로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18일 자신의 SNS에 "뒷담화나 하고 가족이나 측근들이 당원을 빙자해 당원 게시판에 비방글이나 쓰는 비열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현재 당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윤 대통령 가족 비방 글을 두고 한동훈 대표에게 간접적으로 불만을 털어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음모와 모함이 판치는 정치판에서 내가 당당해야 상대방을 비판하고 나를 지지해 달라고 하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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