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어 베트남까지” 진출 국내기업 절반 이상, 기술 유출·위협 경험
중국 및 미국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교역국인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절반 이상이 핵심기술 유출이나 위협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베트남 진출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국내 기업들은 자사의 ‘핵심 기술 자산’으로 기술 인력(37.9%)과 고객거래처 등 경영정보(23.8%)를 가장 비중 있게 꼽았다.

생산제품 레시피(14.1%), 제품도면·소스 코드(13.6%), 생산공정 자료(10.7%) 등도 핵심 기술 자산으로 평가했다.

기술 유출 또는 위협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설문에 대해서는 54.6%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34.6%에 비해 크게 오른 수치다.

기술 유출 또는 위협 경험 시기로는 현지 운영 단계(74.7%)가 해외 진출 단계(17.4%)나 철수 단계(7.9%)보다 많았다. 해당 행위자로는 외국인 고용원(28.3%)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으나 협력업체(22.1%), 경쟁업체(22.1%), 한국인 고용원(20.4%) 등도 적지 않았다.

업종별로 보면 ‘외국인 고용원’을 기술 유출·위협 행위자로 지목한 기업은 자동차·부품(100%), 화학 기업(42.9%) 등에 몰려 있었다.

반도체 업종은 ‘한국인 고용원’(40.0%), 금융 업종은 ‘경쟁업체’(50.0%), 물류 업종은 ‘협력업체’(33.3%) 등을 각각 기술 유출·위협 행위자로 지목했다.

기술 유출 발생 원인으로는 조직 및 정책, 문서, 인원 등 관리보안 미흡을 꼽은 경우가 50.9%로 가장 많았다. PC, 휴대전화, 정보통신기기 등 기술 보안 미흡(29.1%), 출입 통제, 자산통제, 폐쇄회로TV(CCTV) 등 물리보안 미흡(20.0%) 등도 원인으로 나타났다.

박병열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회사의 핵심 자산인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기업이 자체 보안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나, 정부 차원에서도 사전·사후 지원을 통해 국가 기술 유출을 철저히 방지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한 신고·상담 체계를 구축하고 원활한 국제소송 진행을 위한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