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바이오솔루션스’, 2030년까지 국내 20ℓ 생산기지 건설 계획
다품종소량생산·CDO·CRO 통합 제공…업계 선두 ‘론자’ 스타일 따르나
17일 신규 CDMO(의약품위탁개발생산) 법인 ‘셀트리온 바이오솔루션스’ 출범 간담회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강조한 말이다. 셀트리온은 이날 자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셀트리온 바이오솔루션스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자본금은 100억원에서 시작해 1조~1조5000억원을 자체 조달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서 회장은 약 두 시간 동안 발표 및 질의응답에 직접 나서며 신규 법인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2035년까지 기대되는 매출은 총 35조원에 달한다. 모회사인 셀트리온이 발주하는 물량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및 생산, 판매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 바이오솔루션스는 CDO(위탁개발)에서 시작해 CRO(임상시험수탁), CMO(위탁생산)로 이어지는 과정을 ‘엔드 투 엔드’(end to end)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만큼 부가가치는 높아질 전망이다.
서 회장은 “CDO와 CRO는 자기제품을 직접 개발해 생산, 판매 안 해본 회사는 못한다”면서 “CDO와 CRO 비즈니스의 성패는 발주처가 직접 하는 것보다 더 신속하게, 더 비용이 적게 허가확률이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CMO 생산시설의 경우 10만ℓ 규모 1공장을 내년 착공한다. 1공장 조성에는 총 8000억원이 투입되며 2028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후 2030년까지 최대 20ℓ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10만ℓ는 셀트리온의 향후 수요를 바탕으로 리스크가 없는 선에서 정해진 1차 계획이다. 이후 발주가 늘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추가 투자금 조달을 위해 상장 등을 통해 외부 투자를 유치할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셀트리온이 제시한 매출 목표는 1만ℓ당 100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30% 정도로 보고 있다. 서 회장은 이에 대해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셀트리온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이기 때문에 미래의 셀트리온 벨류에이션에 상당히 좋은 확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CDMO외에도 기존 바이오시밀러 외에 차세대 신약개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약품 시장에서 벨류체인을 완성하고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투자금은 신약개발의 경우 상각전 영업이익(EBITA)의 40%, CDMO 사업은 소각한 뒤 남은 자사주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간담회를 앞두고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사업 확대에 앞서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에는 보통주 1주당 현금 750원과 0.05주 배당을 결정했다. 현금 배당금은 약 1537억원, 배당주식 총수는 약 1025만주에 달한다. 올해 2번에 걸쳐 총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도 했다.
10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하던 셀트리온 주가는 전일 19만6200원에 거래를 마친뒤, 간담회 당일 오전 한때 19만2000원을 기록하는 등 조정되는 모습이다.
서 회장은 “회사를 창업한 뒤 주식을 매각해본 적이 없지만, 주주들의 이익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기업들이 저평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실적으로 주가를 견인할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