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부문 올해의 CEO

[2024 올해의 CEO]
그래픽=정다운 기자
그래픽=정다운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금융권에서 ‘덕출이(덕수상고 출신) 신화’로 불린다. 고졸 행원 출신에서 은행장을 거쳐 그룹 지주사 회장까지 오르며 금융권 상고 신화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 내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1997년부터 20년 가까이 주요 경력을 일본에서 쌓았다. 일본 오사카 지점장, 일본 현지 법인 SBJ은행 등을 거치면서 신한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에게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2023년 3월 신한금융지주의 4번째 회장으로 취임했다.

“재무적 1등보다 한 단계 높은 내부통제를 기반으로 고객과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일류 신한을 지향점으로 삼자.” 진 회장의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일성이다.

진 회장은 이 같은 경영 철학을 실행에 옮겼다. ‘내부통제 책무구조도’ 구축에 앞장섰다. 진 회장의 지휘 아래 그룹의 핵심인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나섰다. 2023년 상반기 금융업권 최초로 책무구조도 작성을 마쳤고, 2024년 9월 은행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감독당국에 제출하고 시범운영 참여를 시작했다. 카드, 증권, 라이프 등 주요 그룹사도 2024년 4월 각 업권 최초로 책무구조도 작성을 완료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각 임원의 책무를 규정하는 책무구조도 외에도 본점 및 영업점 부서장들의 효과적인 내부통제 및 관리를 위해 ‘내부통제 매뉴얼’을 별도로 마련했다. 부서장에서 은행장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점검 및 보고를 위한 ‘책무구조도 점검시스템’도 도입해 임직원들의 점검 활동과 개선 조치들이 시스템상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했다.

신한금융은 올 연말까지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1월 지주회사 및 은행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금융권 전체에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진 회장은 주주환원 정책에도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2024년 5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IR행사에서 “앞으로 재무 정책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목표로 손실 흡수 능력을 갖춘 상태에서 발행 주식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지속적이고 탄력적인 자기주식(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약속했다.

실제 2024년에는 매분기 540원씩의 현금배당을 균등하게 실시했다. 1분기 1500억원, 2~3분기 3000억원, 4분기 2500억원 등 총 7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8개 분기 연속)했다. 2025년 1분기에도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계획 중이다.

진 회장은 해외 IR을 통한 글로벌 영업 확대에도 힘을 쏟았다. 2024년 5월 미국 뉴욕에 이어 11월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해외 IR을 위해 홍콩에 다녀왔다.

해외사업과 자산운용 역량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 결과 신한은행은 2024년 4월 인도 학자금대출 기업인 크레딜라(Credila)와의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약 1억8000만 달러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국내 시중은행 중 최초 사례인 이번 계약은 진 회장의 새로운 글로벌 전략의 첫 시작을 알리는 중요 사례였다.
그래픽=정다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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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